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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골목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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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나 중형 슈퍼마켓에 꽤 많이 들어와 있는 '골목 막걸리'를 마셔 보았다.

역시 편의점에 단골로 자리잡고 있는 '가평 잣 막걸리'를 제주하는 (주)우리술에서 나온 술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재료를 첨가한 막걸리보다 순수한 막걸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평 잣 막걸리는 마셔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주)우리술에서 나온 생막걸리가 있는데, 이게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박유덕이라는 사람이 제공한 레시피로 만드는 술이라고 하니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도 한 번 언제 사서 맛을 보자, 맛을 보자 하다가 이번에 이마트에서 구매해서 마셔 보게 되었다.

먼저 맛이다.
이 막걸리는 모든 면에서 약간 마일드한 맛이다. 탄산도, 단맛도 모두 마일드하다. 균형이 잡혀있다기 보다는 모두 절제된 느낌이다. 개성을 갖추기 보다는, 약간 부드럽고 순하게, 다른 안주와 맞추어 먹을 수 있는 막걸리 맛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골목 막걸리만을 다시 찾게 만드는 개성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안주와 함께 맞추어 먹을 때 만약 이 골목 막걸리를 고를 수 있다면, 이 막걸리를 고를 것 같다. 이 골목 막걸리는 여러 면에서 사실 '추천'할 만한 막걸리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만, 막걸리를 폭넓게 이해하는 관점에 있어서, 살짝 절제되고 다른 안주를 위해 적절히 목소리를 낮춘 기본 막걸리의 덕목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나 싶었다.

향 또한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잘 익은 술 특유의 향기를 품고 있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했다는 라벨의 광고 문구가 거짓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만약 막걸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막걸리를 권할 때, 가장 표준적인 장수막걸리나, 아니면 부드러운 지평막걸리를 권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이 골목 막걸리를 같이 마시며 깔끔함으로 입문 시키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

질감은 라이트한 편이었다. 깔끔한 물 맛이 느껴졌고, 아스파탐과는 좀 다르게 인공적인 단맛이 적게 느껴졌다. 수크랄로스라고 하는 아스파탐보다도 3배나 강한 감미료를 쓰고 있는데, 물엿도 함께 쓰고 있어서 인공적인 맛이 좀 덜 느껴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수크랄로스는 여러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에도 자주 쓰이는데, 뒷맛이 상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질감에도 깔끔함과 상쾌함을 가미해 주는 것 같았다. 물론 극소량이기에 큰 영향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아스파탐이나 아예 합성 감미료를 쓰지 않은 막걸리와 비교해서 뭔가 차갑고 상쾌하게 똑 떨어지는 시원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골목막걸리에는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마시고 머리가 아픈 술이라는 것이다. 나도 왠만해서는 술 마시고 머리가 아프거나 하지 않는데, 이 골목 막걸리는 오랜만에 마시고 머리가 아팠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리뷰가 있었는데, 나도 이 리뷰를 쓴 사람과 마찬가지로 골목 막걸리 맛과 향 자체에는 큰 불만은 없고, 오히려 추천 가능한 술로 분류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 '머리아픔'은 아주 불쾌한 경험으로 남았다.
https://blog.naver.com/goldenpark/221956116864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박유덕의 골목막걸리 전국유통 (가격 1950원) 저탄산+물엿 단맛으로

이따금 보는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막걸리를 만들었네요! 백종원이 투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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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 추천 카테고리에 어떤 술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하지만, 가능하면 장점과 단점을 숨기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카테고리로 꾸며 나가려고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술 '추천'인만큼,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담보하지 못하는 술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다소 논란이 있어도 추천 가능한 술은 과감히 올리되, 그 단점도 숨기지 않을 생각이다.

이 '골목 막걸리'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 술이다. 마케팅을 앞세우거나, 본인이 양조장을 직접하지 않고 OEM을 하는 술은 역시 좀 아쉬움이 남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특유의 깔끔함과 절제된 맛을 창조해 낸 것은 나름 훌륭한 성과라고 판단한다.

박유덕의 골목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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