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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바소 (Vaso) 와인

by FarEastReader 20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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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 와인에 관심이 많다. 깔끔하고 좋은 와인들이 많이 나오는 인상을 받는다. 

얼마 전 마셨던 텍스트북도 나파 밸리 와인이었는데, 오랜만에 사람들과 함께 마신 이 바소 와인도 매우 추천하고 싶은 와인이기에 함께 추천한다.

2022.01.1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텍스트북 (Textbook) 와인

 

술 추천: 텍스트북 (Textbook) 와인

Textbook Cabernet Sauvignon v. 2018 (텍스트북 까베르네 소비뇽, 2018년 빈티지) 올해 2022년 첫 와인은 캘리포니아 나파와인의 대표주자 텍스트북 (Textbook)이 되었다. 좋아하는 와인 가게에서 추천을 받기

seoulindanger.tistory.com

 

이 바소(Vaso)와인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컬트 와인 생산자로 잘 알려진 다나 이스테이트 (Dana Estate)의 작품이다. 다나 이스테이트는 사실 나파 밸리에서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와이너리로 잘 알려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와인비평가 로버트 파커(RP)의 100점 만점을 두 번이나 받은 엄청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호사가들에게는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과 그의 사위 전재만(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대표가 경영하는 와이너리로도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 Vaso Cabernet Sauvignon 2017은 다나 이스테이트에서 나온 가장 저가형 제품이다. 하지만 가격은 100달러를 넘고 소매가도 꽤 비싸다. 지금까지 추천해 온 와인들보다는 확실히 한 단계 위의 와인들이긴 하다. 그러나 와이너리에 대한 에피소드와 모든 편견을 지우고 마신 이 바소 2017 빈티지 와인은 정말 다시 한 번 집에서 마셔 보고 싶은 훌륭한 와인이었다.

 

먼저 깔끔한 맛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살짝 탄닌의 맛이 느껴지면서 풍부한 과실 맛이 아름답게 퍼졌다. 향신료 같은 자극적인 뒷맛 같은게 있었는데 이것도 매우 재미있었다. 와인은 정말 병마다 다르고, 제품 마다도 개성이 다른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다양할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이 와인은 달지 않지만, 뭔가 상큼하고 분명히 과일의 느낌이 있다. 나는 보통 과실 맛과 달콤함은 함께 가는 것으로 이해해 왔는데, 이런 조합도 가능하다는 것에 꽤 놀랐다. 그래서인지 고기는 물론 치즈와도 매우 잘 어울렸다. 다른 리뷰를 보아도 확실히 과실 맛의 두드러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단맛도 좀 느낀 모양이었는데, 나는 최근 전통주의 달달함에 많이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단맛을 강하게 느끼지는 못했다.

바디감이 매우 강한 full body의 묵직한 와인이어서, 사실 전통적인 서양 요리 뿐 아니라 한식과도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확실히 한국인이 오너인 와이너리에서 나온 와인의 특징일까...하고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향은 정말 복합적이고 깊었다. 포도와 블랙베리, 자두 같은 어두운 색깔의 과실 향을 시작으로, 잘 숙성된 오크와 바닐라로 이어지는 다크 초콜릿 계열의 향도 은은히 느껴진다. 정말 특별한 와인은 향기가 압도하는 것 같다. 맛도 맛이지만, 향이 아름답다. 와인잔에 와인을 굴리며 마실 때마다 향을 느끼는 방법이 왜 탄생했는지, 좋은 와인을 마실 때마다 새삼 느낀다.

 

풀 바디의 묵직하고 bold 한 느낌의 액체가 감미로운 향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신기하기도 하고 유쾌한 경험이었다. 차원이 다른 양조 실력을 느꼈다. 최근에 위스키와 와인류를 거의 안마셔서 그런지 서양 술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지는지를 잊고 있었다. 간만에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들어 본 느낌이었다.

 

바소 와인을 마시며 나눈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리뷰에 굳이 그 때 나눈 말들을 옮길 필요는 없겠지만, 역시 좋은 와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 주제도 확실히 싼 술을 마시며 나누는 것과는 달라지는 것 같다.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 -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물론 나는 코스트가 적게 드는 인간을 표방하고 있기에 아주 싼 음식을 먹고, 싼 술을 마셔도 나 개인은 큰 불만은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렇게 보내기도 하는 것이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좋은 음식과 술도 제대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항상 좋은 음식과 술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대로 골치 아프지만, 이걸 즐길 줄 모르는 것도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놓치고) 사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렇게 좋은 것을 마실 때마다 기록을 하고, 다른 사람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본다면 꼭 내가 경험한 이 좋은 것들을 함께 누려 봤으면 좋겠다. 풍요의 시대를 물려 받은 우리는 풍요를 즐길 뿐 아니라 이걸 유지하고 발전시킬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 깊고, 넓게 경험하고, 나누고 싶다.

 

역시 좋은 와인을 마시니 삶의 의욕이 샘솟는다. 

 

Vaso Cabernet Sauvigno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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