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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강화 민족 생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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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도 쌀 농사를 많이 짓다 보니, 좋은 막걸리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조금 알아보니, 강화도 지역의 막걸리는 또 다른 대표 특산물인 인삼과 함께 섞어서 인삼 막걸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강화도에서 나오는 막걸리 중 인삼 막걸리가 아닌 것은 오늘 소개할 '민족 생 막걸리'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아래 블로그에서 드물게 강화도 지역의 막걸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들려보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yashicakid/221283728911

강화도 - 민족생막걸리(1.7리터)

강화도에서 사온 막걸리들이 죄다 생막걸리라서 잔뜩 사다놓은 맥주는 쳐자보지도 못한채 막걸리만 먹고 있...

blog.naver.com


나는 우연히 김포에 식사하러 들렸다가, 식당 근처의 세븐일레븐에서 이 막걸리를 발견했다.

김포 지역에도 좋은 막걸리가 많을 것 같은데, 엉뚱하게도 강화 막걸리를 얻어 온 것이다. 김포 관련 막걸리는 아래 DOK 브루어리의 막걸리를 마셔 본 적 있다.

2022.01.1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미친막걸리 (DOK브루어리)

술 추천: 미친막걸리 (DOK브루어리)

아직 설도 찾아오지 않은 1월의 한겨울이지만, 여름이 그립다. 특히 매드포갈릭에서 만난 '미친막걸리'의 맛을 보니, 벌써부터 2022년 여름이 기다려지고, 이 때 시원하게 맛볼 DOK브루어리의 막걸

seoulindanger.tistory.com


처음 이 강화 민족 막걸리를 보았을 때, 약간 촌스러운 초록색 병, 뭔가 미묘한 느낌을 주는 '민족' 이라고 하는 거창한 이름에서 솔직히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들었다.

세상에 좋은 막걸리가 많은데, 이걸 먼저 마셔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트와 우리 술 전문 보틀샵에서 유혹하는 수많은 명품 막걸리가 아른 거리며, 차라리 이런 걸 마실 바에는 그런 비싸고 좋은 막걸리를 마시는 게 리뷰할 맛도 나고 좋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마저 들었다.

그리고 한 잔 따랐을 때, 하얀 막걸리 위로 정체불명의 노랑 색 곡식 건더기가 뜨는 모습을 보고, 아 이건 좀 아닌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시골의 품질나쁜 막걸리에 잘못 걸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한 잔 마셔보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막걸리 맛을 충분히 보고 나니, 이 막걸리는 솜씨 좋은 양조장에서 기본을 지켜 만든 막걸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맛이다. 이 막걸리는 역시 약간 올드스쿨이다. 단맛의 정도도, 탄산의 정도도, 살짝 스치는 누룩 맛까지 뭔가 20년전의 느낌이 났다. 그러나 나쁜 감각이 아니다. 진로소주도 '이즈백' 이 다시 나와 인기를 끌듯이, 이 막걸리도 과거 스타일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처음엔 좀 투박하지만, 잘 느껴보면 달큰한 막걸리의 풍미가 잘 배어난다. 기본적으로 꾸밈 없는 막걸리의 본 모습이 느껴지는 것 같다. 어쩌면 최근의 막걸리는 너무 멋을 부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막걸리도 충분히 세련되고 아름다운 술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 과도하게 더 세련된 척, 비싼 척, 귀한 척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막걸리는 기본적으로 농주(農酒)고, 각 가정에서 담아 마시던 가양주였다. 어쩌면 거기에 진짜 막걸리의 시작과 근본이 있는 거 아닐까? 물론 귀하고 좋은 막걸리도 좋지만, 여전히 한 병에 2천원 미만이면서도 맛과 알콜 모두 든든히 만끽 가능한 이 막걸리의 전통이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대와 소득 차이를 아울러 이렇게 모두가 편히 즐길 수 있는 투박하지만 충분히 맛있는 막걸리의 전통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

향은 달큰하고 살짝 비릿한 누룩 향이 섞여 있다. 따라 두면 금방 향은 휘발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정감가는 좋은 향이 난다.

질감 또한 평범하다. 너무 걸쭉하지도, 라이트 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전반적으로 평면적인 질감인데 이 또한 익숙하고 흔한 막걸리 느낌이다. 개성은 그리 크지 않은 술이지만, 전반적으로 나쁜점을 찾기도 어려운 술인 것 같다.

그러나 약간 노란 곡물 불순물이 나오는 건 좀 별로였다. 아무래도 품질관리를 잘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막걸리를 다른 막걸리에 앞서 추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약간 레어한 이미지 (강화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삼 막걸리가 아닌 막걸리)와 이 막걸리를 양조하는 양조장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강화온수양조장이 아니었다면 딱히 추천 리스크에까지 오르긴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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