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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서울 장수 월매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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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막걸리 매출 1위 서울 장수 막걸리의 통합 공장은 충북 진천에 있다.

중부고속도로 길을 가다 보면 보이는데, 그 장수 막걸리 공장 지붕에 큰 막걸리 모양 입간판이 있다.
2022년 3월초 현재 기준, 이 입간판의 모델은 장수 막걸리의 Flagship인 장수막걸리가 아니고, 바로 이 월매 막걸리의 흰 병이다.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늘 월매 막걸리가 시야에 들어와서 무척 그 맛이 궁금했다.

월매 막걸리는 살균탁주이다.
장수 생막걸리처럼 효모가 살아 있는 생막걸리가 아니므로, 맛 변화 없이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은근 막걸리는 보관이 힘든 편이다. 사실 막걸리 처럼 실시간으로 맛이 변하는 술도 정말 드물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살균탁주는 제조자가 의도한 맛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하기에는 매우 유리한 수단이 된다. 우리 술도 이 보관 및 유통 방법에 대해서 좀 더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살균탁주 장르를 좀 더 발전 시켜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월매 막걸리 또한 영화를 보며 마셨다.

탄산이 강한 막걸리의 경우, 맥주의 좋은 대체재가 되는 것 같다. 탄산감도 있고, 시원하고, 알콜 도수도 비슷하고, 게다가 양도 충분하다. 달달하여 따라놓고 홀짝거리기도 좋으니 (맥주는 이렇게 홀짝 거리기가 어렵지 않나?), 오히려 영화를 소비하는 데 더욱 좋은 파트너인 것 같다.

먼저 이 월매 막걸리의 맛은 강력한 탄산감이 매우 특징적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채 중간을 비우기 전 이 탄산감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휘발성이 강하단 말인가? 정말 놀랐다. 새삼 코카콜라나 펩시의 기술력이 대단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탄산감이 끝까지 유지 되었으면 훌륭한 개성으로 작용했을텐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이 탄산이 잘 유지되었던 첫 두어잔에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일향이 묵직하게 다가와서 개성적이고 기분 좋은 맛이 느껴졌다. 차갑고 날카로운 강한 탄산 뒤에 쌀로 만든 달달함이 위로하듯 다가온다. 꽤 재미있는 조합이다. 이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 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이들이 추구하는 것이 이런 재미가 아닐까 싶다.

향은 약간 아쉬웠다. 역시 살균탁주이다 보니, 향이 특징적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막걸리는 프리미엄 막걸리들에서 나는 과일향이 풍겨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뭔가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향까지 신경쓰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이 좋았다.

마지막으로는 질감이었다. 과일맛, 과일향으로 대표되는 달달함이 최근의 프리미엄 막걸리를 닮았고, 강한 탄산이 개성을 붙여서 언뜻 청량감을 중시하는 젊은 막걸리들과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질감과 목넘김은 장수 막걸리 스타일의 익숙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볍지 않고, 적절한 바디감을 딱 갖추고 있는, 반가운 익숙함이었다.

종합적으로 따져 보았을 때, 장수막걸리의 맛을 좋아하거나, 큰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 약간 새로운 각도에서 탄산과 함께 시원하게 막걸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딱 추천해주고 싶은 막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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