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술 중에서는 단연 광주요에서 나온 화요를 좋아한다.
9년전 쯤 처음 화요를 마시고는 정말 놀랐고 뿌듯함까지 느꼈던 기억이 있다. 완전 빠져들었었다. 그 때 화요를 같이 마셨던 사람과 지금까지 비즈니스를 하게 된 것도 참 신기한 인연이다. 지금은 거의 악연 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면 내가 성공하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위스키에 맛을 들인 후 이것 저것 마셔 보던 중,
우연히 위스키 구매에 애용하고 있던 데일리 샷 앱에 화요 X.P. (화요 X. Premium)이 나온 걸 보고,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우리 전통 소주 제조 방식으로 만든 화요 41을 원액으로 해서, 이를 미국의 고급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시킨 이 술은, 위스키 처럼 맑은 호박색을 띈 개성적인 소주다.
나는 감히 이 술을 소주가 아닌 '한국 위스키'라고 부르고 싶다. 정말 버번 같이 독특하고 알싸한 소주의 곡물 맛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오크통에서 숙성해서 나온 특유의 멋진 향과 색깔은 여느 위스키처럼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스카치 위스키나 싱글 몰트도 좋지만, 유난히 라이나 버번이 좋다고 느끼는 것은
보리가 아닌 (스카치위스키나 싱글몰트는 보리가 주원료) 호밀 (라이 위스키)이나 옥수수 (버번)이 주는 알싸함과 강력한 kick이 정말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전통 소주도 사실 쌀로 만드니 보리와는 확연히 다른 맛이 나고, 내 생각엔 이런 곡물의 개성이 사실은 술의 매력을 훨씬 높여 준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보리 술은 보리차에 참이슬을 탄 것과도 유사한 맛이 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호밀이나 옥수수, 쌀이 발효되었을 때의 향은 훨씬 뉘앙스도 강하고 풍부한 것 같다.
여튼 이 화요는 먼저 Nose (향)에서 부터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매우 고급스러운 향이 나는데, 달콤한 과일향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Palate (맛)은 상큼하고 또 소주 특유의 감미로움이 느껴진다.
도수가 있는 만큼 알콜 향도 적당히 느껴지지만, 독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알싸함과 함께 고급스럽게 마무리 되었다. 마지막 뒷맛, 뒷향인 Finish는 비교적 약한 듯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깔끔하게 느껴진다.
이 술은 역시 오크통에서 숙성된 만큼 위스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강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 주세법상 이 술을 위스키로 부를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과감히 이 술은 한국 위스키로 소개해야 하고, 또 앞으로 화요 XP도 그것을 지향해가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위스키가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탄생한 개성있는 한국 위스키라서 오히려 자랑스럽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자체 위스키가 나와서 일본 위스키나 대만 위스키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질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때가 되어 한국 위스키에 대한 프리미엄과 존경이 생기게 되면 이 독특하고 향기로운 화요 XP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붐이 오지 않을까 감히 예측해 본다.
마지막으로 최근 나온 흥미로운 기사를 첨부한다.
[CEO 초대석] 40년 술 장인 문세희 화요 대표, 세계 술과 맞짱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1052816058037666&code=w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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