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 삭 (Cutty Sark) 처럼 문화적으로 풍부한 위스키가 있을까.
일단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술이고, 그의 작품에도 수차례 등장한 술이다.
또한 2018년 개봉했던 그린 북 (Green Book)이라는 영화에서, 예술가 설리 박사가 밤마다 홀짝이던 술이기도 하다.
나름 근본있는 스카치 위스키 (Scotch Whisky)다. 근데 그거 알고 있나?
미국이나 아일랜드 위스키는 Whiskey라고 쓰고, 스카치 위스키는 Whisky라고 쓰는 거 ㅋㅋ. 은근 이런 거를 관찰하는게 인생을 즐겁게 한다.
일단 아름다운 커티 삭의 자태를 좀 보자.
최근에는 데일리샷이라고, 술픽업 서비스를 개시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 이들이 이 커티 삭 (Cutty Sark)를 좀 경쟁력있는 가격에 조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들의 서비스를 이용해서 구입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확인해 보기 바란다.
예전 소설이나 영화에 이 술이 나올 때마다 한 번 마시고 싶었는데, 드디어 마셔보게 된 것이다. 범선 커티삭의 그림과 함께 병 하단에 새겨진 문구 Our Actions Define Who We Are (우리의 행동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의한다)가 가슴에 들어 온다.
관심있는 사람은 위 서비스 한 번 이용해 보기 바란다.
가끔 나오는 특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생각보다 싸게 좋은 술을 구할 수 있다.
여튼 커티 삭을 마셔 보고서는 처음에는 약간 밍밍해서 놀랐다.
"어? 뭐지? 맹물 같네...?"
이게 솔직한 첫 인상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향과 맛에 익숙해 지면서, 그 밍밍함 뒤에 있는 부드러움을 배우게 되었다.
정말 그린북의 설리 박사처럼 매일 밤 조금씩 만나기에 전혀 부담이 없고, 자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좋은 그런 위스키였다. 정말 상상의 여지가 많은 술이라고나 할까.
딱 보면 별로 매력 없어 보이는 남자 -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젊은이든 중년이든 - 가 있는데,
누군가가, "근데 저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자꾸 이야기해서 관심이 가게 된 케이스를 상상해 보면 된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그 사람과 이야기 해 보니 아닌게 아니라 심심하긴 했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사람의 성격과 특징에 익숙하게 되어 가는 느낌...?
모범스러운 커티 삭의 향 뒤에 너무나 부드럽고 절제되어 있는 듯한 40% 알콜도수의 위스키의 맛은
계속 이 술을 마시면 마실 수록 오히려 특징을 형성하는 것 같다.
와인 중에서 피노 누아 (Pinot Noir) 와인이 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텍스처 (질감)이 특징인 와인인데, 나는 커티삭에서 이 피노 누아의 질감을 느꼈다.
그 비단 같은 부드러움..
그 부드러움에 속아 넘어가다 보면 이 커티 삭이 가진 향기와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게 된다.
그러니까 이 술은, 매우 지적인 술인 것이다. 이해를 해야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홀짝이면 딱 좋은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위스키다. 정말 좋은 예술작품이나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딱 어울리는 그런 젠틀한 술. 멋지다.
특히 과일 같은 안주나, 아니면 부드러운 빵 같은 것도 은근히 잘 어울린다.
위스키 하면 독하고, 특히 싱글몰트의 개성적인 맛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부드러운 술도 있다는 걸 배워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최근 관심있게 보는 위스키 채널 중 '주류한 개론'이란 것이 있는데 위스키 입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직 여기서 커티삭은 다루지 않았지만... 한 번 다뤄 주길 바란다.
아래는 '주류학 개론' 영상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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