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들린 염창역 근처에 멋진 위스키 몰트샵 & 와인 판매 가게가 생겼다.
파르카스 (Farkas)라는 이름의 주류 판매 가게다.
위치는 아래 링크 참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가 보면 좋을 가게인 것 같다.
주인이 매우 친절하고 진지하게 술 종류를 소개해 준다. 잘난척 하는 기색도 없고,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소중하게 판매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 추천했던 The Godfather를 천천히 읽고 Audible로도 차를 타고 다니며 들었는데,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위스키를 소비한다.
The Godfather의 깊은 맛을 느끼며 감동에 젖고 있자니, 나도 이들이 마시는 위스키를 한 잔 하고 싶어졌다.
참고로 The Godfather는 정말 어른들에게 추천하는 명작 영어 소설이다. 영어 공부하시는 분들은 꼭 읽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에 내가 마시고 싶었던 술은 'Rye (라이)'라고 하는 술이었다. 술을 잘 모르지만, 늘 그렇 듯 이것 저것 모두 경험해 보기를 원하고 또 실천하는 나는 며칠 동안 이 Rye(라이)가 신경이 쓰여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파르카스에 들렸을 때, 주인 분과 여러 가지 상의를 한 후, 아래 라이를 한 병 샀다.
바로 Bulleit 95 Rye. 불릿 95 라이 라고 하는 위스키였다.
처음엔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술이란게 후기는 엄청 나고 뭔가 신비로운 맛이 날 거 같지만 사실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하지만 이 술은 달랐다.
누군가 나에게 이제 좋아하는 술이 뭐냐고 물어 봤을 때, 나는 이제 대답할 말이 생겼다고 자신한다.
Bulleit 95 Rye.
사실 이거 하나만 두고 마셨을 때는
단순히 향이 좀 강렬하고, 입안에 닿는 알콜의 느낌이 인상적인 술이라고만 생각했다.
Rye가 호밀이다 보니, 약간 밀맥주 맛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깔끔하고 향기로운 맛이 강했다.
위스키에서 맑다는 느낌을 느끼는 건 처음이었다. 첫 맛이 워낙 강렬해서 후추 맛도 살짝 나는 것 같았지만 조금 지나면 맑게 달콤하고 씁쓸한 향이 올라 오는 것이 매우 좋았다.
이런 저런 위스키에 대해 좀 더 배워보고자, 커티삭 (Cutty Sark)과 집에 있던 젠틀맨 잭 (Gentleman Jack)을 조금씩 따라 순회하는 식으로 마셔보았는데
그렇게 하고 나서 더욱 이 불릿 95 라이가 훨씬 좋아졌다.
커티삭은 내게는 좀 밍밍했고, 젠틀맨 잭은 너무 전형적인 느낌이었다.
개성이 넘치고 강렬한 향을 지닌 불릿 95가 훨씬 인상적이고 마시는 즐거움이 있었다.
술이란 게 참 많이 마시면 위험한 거지만, 이왕 마실 거면 이렇게 마시는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걸 배웠다.
그동안 와인에 빠져서 이것 저것 따지고, 와인 공부를 하고, 자신만의 와인 포트폴리오나 보관 장치를 갖추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더 어리석게 느껴진다.
요새는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가를 종종 돌이켜보게 된다.
내가 그토록 나쁘게 보았던 YOLO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었던 것 같다.
여튼 Rye 정말 좋다. 그 중에도 Bulleit 95 Rye는 강력 추천한다.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 번 꼭 도전해 보시길......
위에 링크를 단 염창역의 파르카스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나는 이 술을 다 마시고 다른 Rye에 또 도전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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