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좀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블로그도 좀 업데이트를 뜸하게 했다. 무작정 퍼붓는 것보다 역시 때로는 시간을 가지고 돌이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많은 것이 무너져 있었다. 이제 정말 가만 내버려 두면, 바로 무질서와 나태함, 그리고 나약함에 빠져드는 속도와 빈도가 더욱 빨라진 것 같다.
예전에 가장 열심히 살고 또 깨끗했던 내가 어땠었는지, 이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최근 7년여의 삶에 너무 몰입해버린 탓에, 이제는 정말 어두워지고 때가 묻은 모습에만 익숙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탈출의 실마리를 찾아 어느 정도 숨통은 틔워놓았지만, 여전히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 너무나 큰 짐을 등에 지고 있고, 계속 시간이 갈 수록 무거워진다. 객관적인 무게와 부피가 줄었어도, 여전히 버겁긴 버거운 짐이다. 120kg를 등에 지고 있다가 80kg로 줄어들면,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무거운 것과 마찬가지인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줄어든 40kg에 감사하고, 스스로를 격려해 나갈 뿐이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제는 꿀만 찾으면 먼저 입에 넣고 본다. 한심한 인생이다.
책을 읽는 양도 줄어들었다. 쉰다는 핑계로 계속 누워 있는다. 운동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쇼츠와 릴스 안에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상에서 시달리다보니, 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춤과 연기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유혹적이다. 그러나 이제 다시 끊어 내야 한다. 음란물 끊어내듯이 말이다.
요새는 욕먹는게 일이다. 일을 못해서 욕을 먹는게 아니다. 상황이 꼬이는데 이걸 해결하다 보니 욕을 먹는다. 일을 열심히 해도 상황이 안좋으면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치고 답답하다. 마구 소리 지르고 싶다. 금전적으로도 손해를 보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다. 일은 일대로 떠맡고 이래저래 요리조리 내 딴에는 나름의 길을 찾아 계속 문제를 풀며 앞으로 나가는데도, 진짜 결국 찔리고 베이고 만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블로그에 써놓은 수많은 글들은 결국 그렇게 흘러간 하루 하루들의 묘비명이다. 오늘도 이렇게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글 하나를 올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보다, 앞으로 해야할 제대로 된 일들에 더욱 집중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잘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야한다.
이런 때에는 세상과 사회, 주변을 탓하기 보다, 차라리 뭔가 내가 잘못된 건 아닌지를 돌이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평정심을 찾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지워나가야 한다.
어차피 어렵다. 쉬운 건 없다.
지금 있는 것 중 감사할 일에 감사하고, 계속 결연히 싸워 나가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생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정말이지 한 번 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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