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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속에천불 청송막걸리 (6%, 경북 영천시, 팔조령전통술도가)

by FarEastReader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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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가성비 막걸리를 쭉  마셔보고 있다. 생각보다 경북지역에 좋은 술이 많았구나, 새삼 느낀다. 역시 산업화의 중심지였던 곳이었구나 싶다. 일과 노동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 주던 술들이 이제는 투박하고 촌스러운 디자인이 되어 판매대에 놓여 있는 가성비 막걸리들이 되어 있는 거구나 싶어 조금 짠하다. 지금 힙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모든것도, 언젠가 이렇게 외롭게 변해가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조금 외로워진다.

 

이번에 마시게 된 '속에천불 청송막걸리'는 전형적인 가성비 막걸리였다. 달고, 산미는 없고, 그러나 마시면 묘하게 청량하고 개운해서 다음 잔을 찾게되는 그런 막걸리였다. 

 

아주 익숙하고 정석적인 맛이 꽤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오래 살아남은 지역 막걸리는 확실히 요새 막 나오는 여러 실험적인 막걸리와 달리 안정적인 느낌이 있다. 시간의 테스트란 정말 그만큼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향 측면에서는 단순하고 소박한 달큰함 이욍에 특별히 다른 인상을 받기 어려웠다. 특이하다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살짝 미나리 느낌의 식물성 향이 있었지만, 크게 주목할 만큼 도드라진 것은 아니었다.

 

질감은 라이트하고 탄산이 풍부했다. 입으로 누르면 부서질 듯 터지는 가성비 막걸리의 그런 탄산감이었다. 전반적으로 청량하고 가벼웠다. 어차피 이 술은 쌀도 팽화미도 모두 외국산을 쓴 철저한 가성비 막걸리인만큼 질감도 딱 일반적인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맛있었다. 사실 맛이 없는 가성비 막걸리를 찾는 것도 요새는 쉽지 않다. 과거처럼 뭔가 역한 뒷맛이 있거나, 또 머리가 아프거나 하는 것은 이제 많이 줄어들은 느낌이 든다. 이런 '속에천불 청송막걸리'와 같이 잘 만든 막걸리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시장을 알게 모르게 상향평준화 시켜 온 덕이라고 생각한다.

 

간만에 경북지역의 가성비 막걸리를 쭉 경험해 보고 나니, 한층 더 전국 막걸리 + 맛집 탐방 여행을 꼭 해 보고 싶어진다. 당분간은 열심히 일을 하며 이렇게 제한적으로 미리 미리 경험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가슴 속에 이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 봐야겠다.

속에천불 청송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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