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연휴인 연말연시에 마시려고 사 둔 술이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만찬의 건배주 (청와대 재외공관장 만찬), 2019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으로 유명한 이화백주를 드디어 마셔 보았다.
이 술도 스파클링 막걸리를 표방하고 있고, 복순도가와 거의 똑같은 병에 담겨 있는 것을 보면서 혹시 이것도 산미가 도드라지고 탄산이 강한 막걸리일까? 하고 짐작을 했었는데, 첫 잔을 따라 마셔 보니 역시나, 산미가 좋은 기분 좋은 스파클링 막걸리였다. 한잔 딱 걸치는 순간, 혹시? 하는 생각에 뒤의 라벨을 확인해 보니, 아닌게 아니라 경남의 술이었다. 경상도 지역에는 이렇게 산미가 독특한 좋은 술이 참 많다.
이화백주는 아마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양산시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만찬의 건배주로 선정된 것 같은데, 역사가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명세를 탔다는 점에서 살짝 경계를 하면서 마셔 보았다. 그리고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는 일반 탁주임에도 살짝 비싼 가격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막상 마셔 보니, 이런 우려는 싹 사라졌다. 독특한 산미 끝에 보드랍고 잘 양조된 단맛이 펼쳐지고, 약간 누룩의 쿰쿰하고 중독적인 맛이 끝을 장식한다.
'생각보다 술이 괜찮은데..? 혹시..?' 하면서 찾아보니, 역시 내가 존경하는 박순욱 선임기자님의 기사가 있다.
<전통주점 인기 1위 술은 ‘탄산 막걸리’인 이화백주>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9/2020012902119.html
이 술은 스스로를 '샴페인 막걸리'라고 하여 홍보하고 있는데, 굳이 샴페인과 비교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좋은 술이라고 생각했다.
향 또한 그윽하게 좋은 막걸리의 고소함과 달큰함이 어우러져 나오고, 그 뒤에 살짝 과일향이 느껴진다. 프리미엄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메론 계열 향이 이 스파클링 막걸리에서도 느껴지니 매우 의외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잘 만든 술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막걸리를 접하면서 점점 좋은 막걸리 만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맛과 향이 이렇게 잘 잡힌 술을 만나니 참 반가웠다.
질감은 탄산감이 청량하게 강하지만, 한편으로 중간 정도의 바디감과 꽤 두터운 지게미의 질감을 갖추고 있었다. 탄산은 처음 개봉 시 좀 빼고 나면 어느 정도 많이 줄어 드는데, 그렇게 되면 탄산보다 술 자체의 질감을 좀 더 생생히 느낄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강렬한 천연 탄산 보다는 이렇게 탄산이 한 번 빠진 후의 꽉 찬 질감이 더욱 좋았다. 특히 이 질감에서 곡물의 고소함과 향긋함을 더욱 잘 느끼게 해주는 면이 있었는데 이 또한 참 좋은 경험이었다.
마지막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아스파탐을 쓴다는 것이다. 아스파탐이 몸에 좋지 않다는 증거는 없지만 (대량 섭취하는 경우에는 발암 가능성이 있다함), 그래도 곡물의 단맛을 살리는 게 본 취지에 더 맞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그래도 간만에 꽤 좋은 술을 만났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복순도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이화백주도 꼭 한 번 마셔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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