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마포의 아래 가게에 친구와 함께 들어 섰을 때, 무얼 마실까 고민할 때 "프랑스로 시작해 볼까?" 라고 말을 꺼내는 순간, 이미 뭔가 알 수 없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마포역 근처 <까페 일 포스티노>
적당히 프랑스 와인 중 추천 할 만한 것을 물어 보니, 이 장 발몽 까베르네 소비뇽 2021년 빈티지를 추천해 주었다. 가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었고, 알콜 도수도 13%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볼 만 한 것 같아 바로 시켜 보았다. 검은 빛깔의 병과 짙은 남색 라벨이 매혹적이었다.
먼저 맛이다. 확실히 드라이한 와인이었다. 그만큼 확실한 산미가 도드라졌다. 약간 블랙 베리 류의 맛이 진하게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미국 뉴욕의 행상에서 자주 팔았던 블랙베리 한 팩을 사서 물로 대충 씻어 아침에 먹었을 때의 씁쓸하고도 향긋한 그 맛이 와인에서 느껴졌다. 그리고는 자두와 포도의 은은하지만 확실한 단맛과 상큼함이 풍겨 나왔다. 프랑스 와인이지만 딱히 뗴루아가 강하게 느껴지는 와인은 아니었다. 알콜 도수는 낮지만 (13도), 그렇다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주는 와인은 아니었다. 약간 유럽의 시골을 연상시키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향이 아주 좋았다. 오크와 바닐라, 그리고 체리 향이 났다. 상당히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향이 워낙 좋아서 계속 스월링을 하며 마셨다. 끝으로 가면 살짝 포도 껍질과 살짝 스파이시한 후추 향 같은 뉘앙스도 있었는데 쌉쌀한 맛과 참 잘 어울리는 향이었다.
생각보다 놀라웠던 건 질감이었다. 꽤 풀바디를 갖춘 와인이었는데 그리 비싸지 않은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바디감이 확실하고, 소위 '짱짱한' 느낌이 드는 와인이었다. 탄닌이 기분좋게 씁쓸하고 떫은 느낌을 더해 주었다. 질감은 꽤나 남성적인 느낌이 드는 와인이었다.
이 와인 (장발몽 까베르네 소비뇽)은 2007년에 일본에서 꽤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도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여러 와인바나 레스토랑, 그리고 보틀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니 구할 수 있는 분은 꼭 한번 마셔 보고 특히 그 향을 즐겨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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