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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단홍 진탁주 (13.5%, 서울시 서초구, 서울효모방)

by FarEastReader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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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놓고 몇달 지나고 나서 문득 생각난 듯이 마시게 된 술이다. 사실은 더 일찍 마셔 보고 싶었지만, 아껴두었다가 2024년 첫 막걸리로 이 술을 선택했다.

 

결론은 대 성공이었다. 간만에 마셔 보는 매우 개성적인 술이었다. 우선 재료부터 매우 독특하다. 물과 국내산 찹쌀 외에도 유산균 배양액과 비트, 화자오, 라즈베리, 히비스커스와 우뭇가사리가 들어가 있다.

 

맛은 처음에는 약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하지만 약간 독특한 단맛이 먼저 입 안을 채운 후에, 고소한 쌀의 단맛이 이어지고, 그러면서 비트의 상큼함과 라즈베리의 새콤달콤한 맛이 묘하게 섞여서 느껴진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약간 쌉쌀하고 독특한 풍미의 발효된 맛이 느껴진다. 아마 효모 배양액과 유산균 배양액이 만들어 낸 조화가 아닐까 싶은데, 매우 독특하고 개성적이다. 

 

이 술의 맛은 처음엔 화사하다가 점차 무거워지는 특징이 있는데, 알콜 도수가 13.5도로 비교적 높음에도 불구하고 알콜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꽉 차 있고 또 진하다. 히비스커스와  마라 맛을 내는 화자오 (花椒)가 들어가 있는 만큼 이국적이고 독특한 뉘앙스를 가지는 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막걸리라는 술에 이러한 독특한 재료를 넣어 균형있고 잘 짜여진 맛을 찾아냈다는 것에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향 또한 독특하고 진하다. 누룩의 쿰쿰한 발효취가 그윽하게 베이스를 이루고 있고, 그 위에 붉은 베리류와 비트, 히비스커스의 향이 켜켜히 층을 이루고 있다. "어 독특한데?" 싶으면 바로 쌀 막걸리 특유의 달큰함과 좋은 쌀의 고소함이 멋지게 첫 향을 커버 하며 편안한 익숙함을 체험하게 해 준다. 이 익숙함에 다시 적응하려고 하면, 화자오의 화사하고 매콤한 향이 슬쩍 스쳐 지나 가며 향을 즐기는 묘미를 더한다. 막걸리 중에서 매우 드물게도 향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술이다.

 

질감은 다소 바디감이 있는 편이다. 맛과 향이 워낙 진한 만큼, 든든한 바디를 갖추고 있는 것이 오히려 균형있게 느껴졌다. 탄산은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알콜이 13.5도나 되지만은 앞서 쓴 것처럼 거의 알콜 킥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독특하고 달콤하면서도 화사한 맛에 계속 빠르게 홀짝이다가 훌쩍 취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된 술이었다.

 

이런 멋진 술을 만드는 양조장인 서울효모방에 대해서 높은 관심이 생겼다. 이 양조장에서 나오는 술은 왠만하면 다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울의 작은 양조장인 서울효모방에 대해서는 아래 금군님의 네이버 블로그가 매우 훌륭한 취재를 해 주고 있다. 서울효모방은 의사 세명이 모여 술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생긴 양조장이라는데, 확실히 실험정신이 매우 돋보인다.  

https://blog.naver.com/dnr6578/223191210692

 

서울효모방 박윤상 대표 인터뷰

* 해당 글은 [방송과 기술] 원고에 한 달에 한 번씩 투고 되는 '서울 도심 속 양조장 탐방기' 연...

blog.naver.com

 

간만에 만나는 강력 추천할 만한 술이다.

단홍 진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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