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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반딧불탁주 (12%, 서울시 은평구, 라이스그루브)

by FarEastReader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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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 역시 홍대의 한국술보틀숍에서 구입했다. 늘 잘 구성된 셀렉션을 갖춘 가게이기에 믿고 갈 수 있어 좋다.
 
이번에 마신 반딧불탁주는 12도로서 막걸리 치고는 도수가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도수의 막걸리는 물을 타지 않는 원주에 가까워서 아주 달고 걸쭉한 것이 많은데 이 반딧불탁주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히 산뜻한 느낌이었으며 달지 않은 드라이한 술이어서 특징적이었다.

이 술에는 건조레몬밤과 라임이 들어가 있다. 그 외에는 국내산 쌀, 정제수와 국, 그리고 효모만 들어간 준 프리미엄 막걸리다. 단맛보다는 술 자체의 순수한 맛으로 승부하려 하는 모습이 매우 멋지게 느껴졌다.

실제로는 약간 드라이한 맛이 낯설기도 하고, 여기에 섞여 퍼지는 라임의 씁쓸한 신맛 역시 살짝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하나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전에도 라임이나 패션후르츠 계열의 과즙을 활용한 막걸리를 마셔보긴 했지만, 이 반딧불탁주가 그나마 아장 유치하지 않고 뻔하지 않은 조함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씁슬한 산미를 가진 과즙을 첨가한 막걸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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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걸리 자체의 단맛이나 고소함을 이렇게 과일맛 첨가로 누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좀 든다. 아무래도 정통이라기 보다는 약간 개성있는 막걸리를 찾아 마시고 싶을 때에 가볍게 즐겨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향 역시 개성적이다. 확실히 좋은 누룩, 좋은 쌀로 빚는 다는 것이 향으로도 느껴진다. 깊고 향기로운 고소함이 퍼지고, 너무 달큰하지 않은 향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라임과 레몬밤의 상큼하고 식욕을 자극하는 향이 기분 좋게 따라오면서 마치 레몬크림을 열었을 때처럼 부드럽고 향긋한 인상을 받았다. 반딧불탁주라고 하는 이름은 정말 이 향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레몬밤은 레몬이 아니라 레몬 향을 내는 식물이라고 하는데, 향에서는 정말 레몬의 뉘앙스가 강해서 신기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레몬밤을 직접 보고 싶었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며, 탄산감은 거의 없다. 생각보다 가볍게 곁들일 수 있으며, 새콤하고 씁쓸한 맛이기 때문에 약간 뻑뻑한 뒷맛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과 함께 곁들이거나, 더 새콤한 귤이나 사과와 함께 마시면 정말 오묘하게 잘 어울린다. 여러 모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술이라고는 생각하나, 술 그 자체를 단독으로 홀짝이며 즐기기에는 약간 맛이 없는 축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반딧불탁주를 만드는 라이스그루브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가 꽤 충릿한 소개를 해 주고 있었다.

https://www.agrinet.co.kr/news/curationView.html?idxno=317223

 

[도심 속 양조장을 찾아서] 전통주로 뭉친 청년들 “특색 있는 부재료 발굴 최선”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라이스그루브를 찾았을 땐 숙성을 마친 탁주를 병에 담는 병입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공간

www.agrinet.co.kr

 

반딧불탁주 1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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