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녹수의 술은 '이박사 신동막걸리'를 통해 한 번 접한 적이 있다. 매우 훌륭하고 좋은 맛을 가진 전내기로 기억하고 있었기에, 청산녹수의 8도짜리 탁주인 사미인주를 발견하자마자 주저 없이 구입했다.
특히 이 술은 술병 모양이 호리병 모양으로 특이하고, 라벨이 전통적인 미인도를 담고 있어서 여러모로 호감이 갔다. 새로움과 멋스러움을 추구하되, 너무 힙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전남 장성군의 술>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2023.01.08 - [Useful Things/술 추천] - G12 골디락스 막걸리 (전남 장성)
위에 리스트를 올린 술에서 볼 수 있듯이, 전남 장성군에서 나온 술은 두 종류의 프리미엄 막걸리를 마셔 보았는데, 둘 다 단맛과 곡식맛의 조화가 매우 일품인 훌륭한 술이었다. 확실히 쌀이 풍부한 곡창지대의 술이라 그런지 맛의 뉘앙스도 상당히 리치하게 느껴졌던 것을 기억한다.
이번에 마신 사미인주의 경우에도 상당히 독특하면서 리치한 맛을 가진 술이었다. 먼저 이 술은 라벨에 유통구간별 맛감도 라는 그래프와 막걸리 진한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제시하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나는 '균형맛'에서 '상쾌한 맛'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이 술을 마셨는데, 플라시보 효과인지 몰라도 이 술의 맛이 매우 상쾌하게 느껴졌다. 이 상쾌한 맛이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닌 것 같아서 라벨을 살펴 보니, 놀랍게도 이 술엔 벌꿀과 사과농축액이 들어 있었다
즉, 내가 느낀 상쾌함은 사과농축액의 신선한 사과향과, 벌꿀에 의해 최소화된 잔당감의 결과였던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이 사미인주가 맛에 대해 깊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 매우 좋았다. 도수는 8도 밖에 되지 않지만 묵직함과 상쾌함, 달콤함과 상큼함을 동시에 가진 이 술을 홀짝이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주 빨리 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향 또한 재미있었다. 잘 익은 고소하고 농익은 막걸리 향에 더해서 시원하고 상큼한 사과향이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을 만들었다. 알기 쉽고 정겨운 향이었다. 한편으로 도수가 8도인데도 향이 훅 풍겨 나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질감은 중간정도의 바디감이었다. 살짝 술 자체가 무겁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게미는 부드러웠고, 액체는 매끈했다. 전형적으로 잘 만든 막걸리였다. 확실히 좋은 재료로 만든 좋은 전내기에 깨끗하고 맛 좋은 물을 희석시킨 술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다시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술맛도 잘 안나는 나날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술을 마시니 또 힘이 난다. 다시 운동하고, 다시 공부하고, 다시 돈을 버는 생산적인 삶을 살아야지.
막걸리를 연료 삼아 또 의지를 일으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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