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술을 잔에 딱 따랐을 때, 식혜처럼 쌀알이 쏟아져 나와서 놀랐다.
"아 맞다, 이거 동동주였지..."
세상에는 동동주 - 즉 밥알이 원래 둥둥 떠 있는 탁주 -와 막걸리를 구분하지 않은 제품도 많아서, 요새는 동동주라고 써놓고도 그냥 막걸리와 차이가 없는 술이 나오는 경우도 많아 어느샌가 그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 정고집 옛날 생 동동주는 당연하다는 듯이 쌀알이 같이 따라져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이 술은, 아래 '술익는집 (Makgeolli House)' 유튜브 채널을 보고 알게 되었다.
유튜브에 있는 여러 막걸리 관련 채널 중에서 가장 훌륭한 리뷰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이 채널에서 딱 골라서 이 '정고집 옛날 동동주'를 추천하는 것을 보고 망설일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 클립에서 소개되는 김포 선호 막걸리나 희양산 막걸리, 그리고 별산 막걸리는 이미 마셔 본 것이기도 했고...
네이버의 술마켓에서 구매한 이 정고집 옛날 동동주는 언뜻 보면 그냥 6도짜리 가성비 막걸리로 여길 수 있으나, 막상 맛을 보면 역시 단순한 술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맛이 아주 산뜻하고 라이트한데, 그 안에 충분한 단맛과 새콤함, 그리고 쌀알의 고소함까지 균형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약간의 탄산이 기분 좋게 맛을 정리해 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확실히 개성적인 맛을 가졌는데, 과하게 야쿠르트 같지도 않고, 또 너무 묵직하지도 않은 것이 딱 잘 차려입은 캐주얼 스타일 패션을 보는 것 같았다. 훌륭한 가성비 막걸리다.
향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 어쩌면 익숙하다면 아주 익숙할 수 있는, 그런 가성비 막걸리의 달큰하고 또 달달한 그런 향이다. 누룩취는 거의 나지 않고, 단순하고 기분 좋은 향을 가지고 있다. 탄산이 좀 있는 편이기에 따면서 병 주변에 술을 좀 흘리게 되었는데 이를 닦아내고 정리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향 자체가 강하거나 오래 남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향이 달큰하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모로 호감을 주는 향이다.
질감은 라이트한 편이다. 쌀알이 들어가 있기에 적당한 포만감도 느껴지고 또 비주얼적으로도 좀 더 하얗게 느껴지고 떠 있는 밥알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역시 6도짜리 막걸리인만큼 확실히 라이트하고 부드럽다. 탄산이 있어 청량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쌀알이 알알히 느껴지는 건 아니고, 잘 곰삭아 있어서 입에 넣으면 바로 녹아내려 액체와 구분하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쌀이 있는 것이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주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술 자체는 아주 맛이 있었다. 가성비 막걸리 중에서는 정말 수위에 꼽힐만한 그런 퀄리티와 독창성이 아닐까싶다.
인터넷으로 구하기도 쉽고, 오래 롱런한 제품인 만큼 자신있게 추천한다.
네이버의 훌륭한 미식 블로거인 '금군'님의 리뷰도 큰 참고가 된다.
https://m.blog.naver.com/dnr6578/22182299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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