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마셨던 서촌막걸리 12도에 대해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15도 큰 기대를 가지고 마셔 보았다.
서촌 막걸리 12도의 리뷰는 아래를 참조...
2023.04.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서촌막걸리 12도 (서울 은평)
이 술은 서촌막걸리 12도와 달리, 15도의 알콜도수에도 불구하고 훨씬 단맛이 잘 느껴지는 술이다. 도수가 높아졌는데 단맛이 더욱 풍부하게 표현된다니 정말 특이하다. 오히려 맛의 종류 자체는 12도 쪽이 좀 더 다채로운데, 풍미가 깊고 맛이 좋은 쪽은 15도 쪽이다.
기본적으로 달콤한 맛이 중심이 되는데 상당히 강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단맛이다. 이 서촌막걸리는 딱 한번 담근 단양주라고 하는데도 역시 발효 기간이 90일 정도 되다 보니 거기에서 나오는 차이일까 맛들의 색채가 깊고 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온지술도가 측의 설명에 따르면 서촌막걸리 15도 (서막 15도)는 와인처럼 부드러운 질감과 여러 가지 과일의 향미가 특징인 온지술도가의 시그니처 막걸리라고 하며, 서막 12도는 서막 15도 보다는 가벼운 도수로 음용성이 좋은 라이트 버전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두 술은 개성이 확실이 다른 술 처럼 느껴졌다.
서촌 막걸리 15도는 도수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술에 취하다는 느낌이 안 드는 술이기도 하다. 물론 양껏 마시면 당연히 확 취기가 오르겠지만, 한 잔 한 잔은 정말로 부드럽고 온화한 맛으로 인해 알콜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오히려 12도 쪽이 씁쓸한 알콜 맛이 느껴지면서 살짝 매콤함도 느껴졌는데, 15도는 정말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런 막걸리였다.
향 또한 매우 재미있었다. 정말 메론과 포도향 같은 복합적인 과실향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찹쌀로 만든 술의 달큰함이 존재감을 가지고 퍼져나가고, 그 안에서 살짝 서막 12도에서 느꼈던 꽃향기가 섞여 들었다. 아무래도 막걸리는 향 자체는 아주 단순한 술인 만큼, 향이 복합적인 뉘앙스를 띄기는 힘들다고 보는데, 서촌 막걸리의 경우에는 서막 12도나 서막 15도나 모두 과실향, 들꽃향, 그리고 막걸리 본연의 향이 잘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향기를 가지고 있었다.
질감 역시 괜찮았다. 서막 12도와 마찬가지로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가지고 있었고, 탄산은 거의 없었다. 약간 묵직한 전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살짝 아쉬움이 드는 질감이기도 하지만, 이런 술은 또 이대로 즐길만 하기에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 말끔하고 매끄러운 물의 느낌이 좋았고, 전반적으로 좋은 재료 (찹쌀, 물 등)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질감에서 잘 드러나는 술이라서 호감이 올라갔다.
막걸리의 세계도 참 넓다. 조금 더 다양한 지역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전에 소개했던 막개토대왕은 이미 서비스를 중단해 버린 것 같고... 슬슬 조달도 이제 어려워 지는 것 같다. 아니면 이제 다른 주종 - 특히 와인을 더 마시는 게 좋으려나? 이래 저래 엉뚱한 생각이 드는 날이다. 좋은 술을 마시고서 이런 상념이 드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인데..
막걸리 기행에도 동행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1500종이 된다는 막걸리의 세계를 좀 더 잘 탐구하기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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