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북부지역에서 사임당 막걸리와 함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장수 생 막걸리를 마셔 보았다.
이전에도 한 번 지장수 호박 막걸리를 마셔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아주 흥미로웠던 기억이 나서 발견하자 마자 바로 마셔 보았다.
2022.08.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장수 호박 막걸리 (강원도 낙천탁주)
먼저 맛이다. 이 막걸리는 도수가 5도 짜리로 가벼운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성비 막걸리는 도수를 5도 정도로 낮추어도 좋지 않을까 한다. 5도만 되어도 훨씬 부담없이 부드럽게 마시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가성비 막걸리의 라이트함을 고려하면, 5도의 경쾌함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술의 라벨에 따르면, 이 지장수 생 막걸리는 5억 7천만년 전 고생대 조선계 캠브로-오르도비스기에 동해 양천골에서 형성된 천연 지장수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막걸리의 맛에서 가장 두드러 지는 것이 바로 깨끗한 물맛이다. 정말이지 이 라벨의 마케팅 문구를 보기 전에도 딱 드는 생각이 깔끔하고 시원하다는 인상이었다.
술의 맛은 달콤함을 베이스로 하는 전형적인 막걸리였다. 다만 쌀의 고소함이 물맛의 깨끗하고 청량한 맛과 더해져 특이한 개성을 자아낸다. 도수가 낮아서 그런지 좀 더 음료수에 가까운 느낌의 캐주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막걸리 특유의 묘한 발효된 맛과 끝에 따라오는 탄산이 이 술 역시 확실한 막걸리임을 일깨워 준다.
한 잔, 두 잔 급하게 들이키다가 한 병을 금새 비웠다. 아무리 5도짜리라고 해도 1병을 마시면 살짝 취기가 오른다. 750ml의 5%라고 하면 약 37.5ml 정도 되는데, 이걸 도수가 17%짜리인 소주로 환산해 보면 220ml가 되고, 이걸 소주잔 (1잔당 50ml)으로 환산해 보면 5잔 가까이가 된다. 역시 건강을 생각하면 아무리 맛이 있어도 한 병을 다 비우는 건 삼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짐해 본다.
향으로 따져 보아도 이 술은 합격점이다. 향 역시 다른 막걸리에 비해 좀더 맑고 시원한 뉘앙스가 강하다. 달큰한 향이 기분 좋게 퍼지고, 약간 자일리톨 사탕같은 느낌의 향이 느껴진다. 그러나 인위적이지 않고 어색하지도 않다. 강원도 동해시 역시 바닷가인데, 아무래도 그 영향을 받은 것인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질감은 라이트하며, 중간 정도의 탄산이 느껴진다. 아주 기분좋은 가성비 막걸리의 질감이다. 벌컥벌컥 마시기 좋고, 목넘김도 경쾌하다. 이 정도 퀄리티면 정말 전국 진출도 가능할텐데.. 생각보다 막걸리 시장도 참 경쟁이 세고 어려운 시장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강원도를 좀 더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인생이었으면 좋겠다. 시원한 바다가 멀지 않은데, 마음의 여유가 없어 항상 멀게만 느껴진다. 이 지역에서 나온 멋진 막걸리를 음미하며, 국내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소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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