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에서 사온 막걸리 시리즈 네번째다. 하동 막걸리들의 리뷰를 모아본다.
2023.03.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악양막걸리 (경남 하동, 6도)
2023.03.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화개장터 막걸리 (경남 하동)
2023.03.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하동 녹차 막걸리 (경남 하동)
위에서 리뷰한 막걸리들 중, 악양막걸리를 만드는 악양주조의 프리미엄 라인이 바로 이 정감 막걸리다. 8도의 도수를 가지고 있고, 가격은 2023년 3월 기준 경남 하동에서 5,500원 정도였다.
이 막걸리는 사나이들의 막걸리다. 달지 않고, 드라이한 맛을 가졌으며, 상당히 매력적인 씁쓸함을 가진 그런 술이다. 드라이함의 끝판왕에는 송명섭 막걸리가 있겠으나, 그런 극단적인 씁쓸함이 아니라 상당히 잘 자아내진 그런 드라이함이다. 처음의 드라이함에 살짝 신선함을 느끼고 나면, 그 뒤에 은은하게 따라오는 쌀의 고소함과 씁쓸함, 그리고 끝에 흐릿한 뉘앙스로 다가오는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매력적이다. 산미는 거의 없고, 잘 지은 밥처럼 고소하고 평탄하며, 풍부하지만 튀는 맛이 없다. 살짝 알콜의 맛을 볼 수 있는 점 또한 좋다. 막걸리들이 사실 이 알콜 자체가 주는 강렬한 매력은 좀 적은 경우가 많은데, 확실히 막걸리가 드라이해지면 알콜 맛도 드러나면서 확 남성적인 뉘앙스를 갖게 되는 것 같다.
향 역시 곡물의 고소한 향을 베이스로 하여 깊은 막걸리 향이 난다. 달콤함보다는 술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향이며 꽤 묵직하다. 향에서도 약간 강직하고 터프한 느낌이 있는게 신기하다. 보통 이렇게까지 개성이 강한 술은 드문데 말이다.
질감은 다소 묵직하다. 중간 정도 바디감에 녹진하게 흘러가는 액체가 꽤 관능적이다. 알콜 도수가 8도라서 다소 높은 편인데 알콜감이 강하지는 않다. 탄산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꽉찬 포만감이 드는 액체가 부드럽게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것이 재미있다.
살펴보니 이 정감막걸리는 악양주조에서 제조를 할 때 21일간 저온 숙성을 시켰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맛이 상당히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약간 사람으로 치자면 중년의 느낌인데, 사실 막걸리라는 것이 beer의 일종인 만큼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drink while young (별다른 숙성 없이 싱싱할 때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보니, 사실 성숙된 맛을 지니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런 개성을 가진 막걸리는 상당히 드문 편인데, 확실히 영호남이 만나는 물자의 교류지인 화개장터에서 나온 막걸리라 그런가, 퀄리티와 개성 면에서 매우 인상 깊었다.
상대적으로 매끄럽고 깔끔한 표면도 마음에 들었다. 섬진강 물을 기본으로 하는 좋은 물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막걸리는 쌀만큼 물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큰 강이나 큰 산이 있는 지역의 막걸리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매끄럽고 깔끔한 질감과 좋은 맛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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