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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지란지교 막걸리 (전북 순창)

by FarEastReader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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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니만큼 막걸리를 벌컥벌컥 마시기에는 좀 계절적으로 기분이 나지 않아 프리미엄 막걸리를 중심으로 막걸리를 마셔보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호남지역의 막걸리를 마셔보았다. 

지란지교(芝蘭之交)는 벗 사이의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말을 술에 붙이다니, 이 아름다운 센스가 마음에 든다. 이 지란지교를 만드는 양조장의 이름이 또 '친구들의 술'인데, 여러 모로 친구와 사람 사이의 우정을 표현하고 있는 막걸리인 듯 하여,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마시고 싶은 술이라고 생각했다.

지란지교 막걸리와, 이 술을 만드는 '친구들의 술' 양조장에 대해서 좋은 기사가 하나 나왔기에 공유한다.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795 

 

[응답하라, 우리술 194] 좋은 친구와 나눠마시는 ‘지란지교’ - 대한금융신문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유안진 작가의 글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첫 문장을 막걸리로 치환해 패러디한

www.kbanker.co.kr

 

기사를 살펴보면 이 지란지교는 2016년에 '대한민국 명주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벌써 7년 전 일이다. 프리미엄 막걸리 중에서 여러 모로 오래 사랑 받고, 또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술이라는 점에서 한 층 신뢰도가 높아졌다. 병의 디자인과 라벨 디자인도 참 마음에 든다. 이 지란지교 막걸리는 이 플레인 버전도 있지만, 무화과청이 붉은색 막걸리도 매우 유명하다고 알고 있다. 조만간 그 술도 좀 마셔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2016년에 대한민국 명주 대상을 수상한 것은 이 술을 만든지 1년 만의 쾌거였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렇다면 2015년 정도부터 이 술이 나왔다는 이야기인데, 라벨에는 기사와 달리 Korean Traditional Liquor Since 1999라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1999년 부터 이 술의 기초가 있었다는 이야기 인것 같은데, 언젠가 이 술을 만드는 양조장에 가서 한 번 물어 보고 싶었다. 

1999년부터 만들어 왔다고 라벨에 영어로 써 있다

먼저 맛이다. 이 술은 새콤함이 강한 술이다. 새콤달콤한 계열의 술에 고급스러움과 쌀로 만든 특유의 바닐라 과실맛이 뒤섞여 복잡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맛있다. 사실 요새 그리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려고 해서 무슨 술이든 한번에 마시지 않았는데, 이 술은 간만에 한 자리에서 한 병을 비웠다. 이보다 진해지면 이제 해창 막걸리로 가는 것인데, 그 지점에 적절히 멈추어져 있는 점이 좋았다. 술 도수가 13도인데 알콜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상당히 맛이 좋은 멋진 음료를 마시는 착각까지들었다. 새콤 달콤이라는 맛이 상당히 긴 시간 유지되고, 심지어 그 맛이 술을 마시고도 남는다. 이런 술을 마시며 좋은 사람과 이야기 하는 삶은 어떨까, 정말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언젠가 몇달을 잡고 우리나라 여러 도시와 지역을 돌면서 맛집과 지역 막걸리를 마시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이 지란지교 같은 술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마실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그만큼 또 좋은 쌀로 만든 프리미엄 막걸리 특유의 바나나향도 풍부하고, 그러면서도 다시 막걸리 본연의 달큰함과 새콤함으로 내려오는 겸손하고 소박한 술이다.

 

향의 측면에서도 매우 즐길만했다. 이 지란지교는 쌀로 만든 프리미엄 막걸리 특유의 바나나향과 초컬릿 향이 강했다. 향 자체에서는 새콤함을 예상하기 어려웠고, 오히려 누룩과 속 깊은 술의 향기가 나름의 존재감을 내뿜는 그런 모범적인 술이었다. 막걸리의 향기는 와인처럼 풍부하거나,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나름의 장르와 개성이 있는 향을 즐길 수 잇다.

 

질감은 다소 바디감이 있고 녹진하게 흘러내리는 끈적함이 좀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술이 아주 꾸덕한 것은 아니다. 도수가 13도가 되는 전내기에 가까운 술이지만, 그래고 목넘김은 부드럽고 술 액체의 질감도 나름 부드러운 편이다. 술에는 곡식이 충분히 들어가서 나름 포만감이 느껴지는 술이고 마실 때 약간 무게감도 느껴진다.

 

이 정도면 새콤달콤한 술 중에서 가장 프리미엄함이 느껴지는 술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새콤달콤함의 지존은 해창막걸리이지만, 질감이나 진함 측면에서 확실히 구분이 되고, 여러 품질이나 향, 맛 이런 다양한 면에서 압도적인데다가 하나의 장르를 별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제외한다. 내가 말하는 새콤달콤한 술은 아래와 같은 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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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프리미엄 막걸리, 여름에는 시원한 가성비 막걸리로 나누어서 즐기는 것을 올해 2023년 들어서 의식하게 되었는데 나름 좋은 전략인 듯 하다. 와인처럼 막걸리도 좀 다양한 시각과 의견, 시음법, 테이스팅 기준 같은 것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중구난방인 것이 아쉽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양조인들은 이런 좋은 술들을 꾸준히, 묵묵히 만들고 있지만 말이다. 

지란지교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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