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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대보리 탁배기 (가평 우리도가)

by FarEastReader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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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쫒겨 여유가 없었지만 왠지 막걸리가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홈플러스에 가서 그동안 한 번 마셔보고 싶었지만, 용량 문제로 미뤄두고 있었던 대보리 탁배기를 사서 마셔 보았다.

이렇게 용량이 큰 용기 (1700ml) 는 역시 가볍게 즐기기는 좀 무리가 있다. 여럿이 나누어 마시면 모를까, 일반 막걸리병 (750ml)의 2.26배니까 상당한 양이다. 맛을 즐기고 여러 술을 시험해 보고 싶은 나로서는 아무래도 이런 대용량은 좀 피하게 된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그래도 이렇게 당당히 큰 몸집을 뽑내며 다른 유명 막걸리들과 함께 오랫동안 도태되지 않고 쭉 팔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홈플러스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대용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빠지지 않고 팔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탁배기'라는 막걸리의 동음이의어를 상호로 쓰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양도 양인 만큼 양은 잔에 따라 벌컥벌컥 마셔 보았다. 그것도 연거푸 몇잔을 마셔 보았다. 역시, 이렇게 맘껏 들이킬 수 있는 막걸리만의 매력이 있다. 시원함, 달콤함, 막걸리 특유의 시큼함이 잘 조화되어서 입 안 전체를 시원하게 해 준다. 여러 맛이 조화되면서 위세 좋게 목으로 넘어가는 막걸리의 느낌이 아주 좋았다. 고소함을 중심으로 한 곡물 맛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막걸리였다. "아~ 맛있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시원함과 균형이 잘 잡히고 잡내가 없는 맛이 일품이다.

확실히 잘 만든 술이다. 마시면 마실 수록 알콜도 잘 올라와 주고 맛이 점점 깊어진다. 고소함이 은근 매력적인 술인데 기본적인 맛이 워낙 훌륭하다. 최근의 프리미엄 막걸리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장수막걸리 등의 기존 막걸리 스타일인데 이런 종류의 막걸리 중에서는 발군으로 품질이 좋다. 맛도 기본이 딱 잡혀 있고 향도 깊고 좋다.

향은 달콤한 막걸리 향을 기본으로, 쌀밥의 구수한 향이 솔솔 피어오른다. 향은 힘이 있고 은근 진한 편이다. 확실히 깨끗하게 잘 만든 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 가평의 우리도가는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닌 듯 한데 찹쌀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을 살린 좋은 술을 만든 것 같다.

질감은 라이트한 편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벌컥벌컥 마시기 좋은 술이고 탄산감이나 산미는 약하다. 지게미는 균일하게 분포되는 편이고 잔당감이 남는 것 을 제외하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다.

좋은 술을 만들어 낸 가평의 우리도가에도 감사하고, 이걸 알아보고 유통시켜주는 홈플러스에도 감사하다. 세상은 참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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