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전쟁의 승자는? 나는 공산당 이후의 중국이라고 본다.
모두가 미국의 승리를 점치지만, 나는 중국이 최종승리자가 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본다.
세상 일은 때로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갈 때가 많다. 당위와 현실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진화론에서도 적자생존 (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 제일 현실에 잘 적응한 놈이 살아남는다)이라고 했지, 강자생존 (强者生存, Survival of the strongest: 제일 강한 놈이 살아남는다)라고 한 적이 없다. 자연의 법칙이란 그런 것이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들어설 때, 많은 조선의 지식인들은 오랑캐가 들어섰다고 청나라를 비판했다.
마치 지금 명나라 = 미국, 청나라 = 중국 같은 느낌이다.
확실히 공산 중국은 졸라 문제가 많은 집단이지만, 중국 자체가 문제가 많고 저열한 국가/문화권일까? 나는 결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야만 여진족은 조선인들 보기에 볼품없었지만, 누르하치 주도의 후금/청나라는 결코 볼품없는 야만 국가가 아니었다.
아래 기사에서 보듯이, 이걸 (뒤늦게나마) 상대적으로 일찍 깨달은 조선인들도 있었다.
https://news.joins.com/article/5008267
아래 말을 탄 건륭제의 초상 처럼, 이미 만주족은 예전의 만주족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중국은 혼란에 빠져 있다.
중국 공산당은 다시 1인 독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전세계를 적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중국은 그 안에서 나름의 혁신을 지속하고 있으며, 과학, 군사, 경제와 같은 영역에서 무섭게 덩치와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공산당은 실패할 수 있고, 그 적에게 중국이 쌓아온 많은 것들을 빼앗길 수 있다.
하지만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모든 일에는 나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산당이 가고 난 후, 중국은 처음으로 다시 일어날 기회를 가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러개로 쪼개 진 중국 중에서 중국인들을 이끌 새로운 제후국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두에게 경멸받고 미움 받는 덩치만 큰 중국이 아니라, 찬란한 중국 유산을 이어 나가는 작지만 모범적인 중국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중국인들 중엔 정말 훌륭한 사람이 많았다.
물론 아주 이기적이고 더럽고 최악의 매너를 가진 중국인들도 많다. 하지만 그건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top급의 중국인들은 내가 아는 한국인, 일본인 그 누구보다 우수했다. 나는 그들을 개인적으로 중간지라고 부른다. 중간지들의 세상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중패권전쟁의 결과 공산 중국이 쓰러져서 모두가 중국이 망했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 그떄가 중간지들이 다시 일어나는 첫 순간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따라서 중국의 미래를 보려면, 어쩌면 현재 공산 중국의 거대 도시나, 영원한 점령지 홍콩이 아니라, 대만을 보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세상은 빨리 바뀐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 속담은 정말 정확하다.
2020년대가 끝났을 때, 동아시아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다시 한 번, 영어 만큼 중국어가 중요해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때 배워야 할 중국어는 어쩌면 현재의 북경어가 아니라, 대만에서 쓰는 만다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말고, 마음을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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