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여간 나는 정말 비 이성적인 사람들과 개싸움을 벌였다. 정말 하루라도 빨리 이 고통에서 탈출하고 싶었고, 그러면서 나 스스로도 좀 물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한 달전 쯤, 다른 일로 나는 어떤 업자를 만났다. 그 업자는 처음엔 제대로 일을 하는 척을 했지만,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뭔가 꺼림칙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에는 이런 업체랑 같이 일을 하다가는 완전히 손해만 보겠다 싶어서 나는 일단 이 사람이 요구하는 계약체결을 보류하겠다고 하고 좀 더 생각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러자 그 업자는 본색을 드러내어, 계약을 체결해 주지 않으면 자기가 업무를 위해 가지고 있었던 서류나 인감 등을 반환하지 않겠다며 오버를 하기 시작했다. 아주 황당한 꼴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는 절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약속이나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급하면 항상 일을 그르친다. 7년간 그 개싸움을 하고도 여전히 나는 사람을 믿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것은 스스로의 잘못이다. 이렇게 한 걸음 또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 본다.
결국 그 업자에게 서류와 인감을 반환하라고 요구 했지만, 이 사람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계속 가지고 있겠다고 했다. 물론 현행법 위반이다. 이 점을 지적하며 시정하라고 했지만, 상대방은 이미 비 이성적인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인지 한사코 안돌려 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상대방은 꽤 프라이드가 높고, 다른 사람들을 우습게 아는 면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이 아무런 권리도 없이 지금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당당하게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도 또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저런 비이성적인 인간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사람들이 궁지에 몰리거나 불리해질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도 깡다구를 가지고 나도 쉽게 굽히지 말하야겠다는 것이다.
2024.09.30 - [수렵채집일기/운명을 개척하기 - 지혜와 운] - 깡다구의 크기만큼 존중받는다
깡다구의 크기만큼 존중받는다
잘 참는거? 훌륭하고, 매우 중요하다.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거? 역시 매우 귀중하고, 중요하다.하지만 잘 참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비굴한 모습을 보이거나 상대방에게 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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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싸움을 두려워 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은 계속 줄여가되, 상대방을 확실히 칠 수 있는 궁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기에 다시 엄청난 실수를 해서 말도 안되는 사람들과 엮였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7년의 경험으로 인해,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피해가 적은 초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처음부터 고생이나 하고 멍청한 분쟁에 휘말려 있지만 이따위 업체와 만약 장기적 관계를 만들어야만 한다면 그게 더 큰일이다.
한편으로 나에 대해서도 또 반성해 본다. 내가 타인에게 만만하게 보이는 건 여전한 거 같고, 말빨이 확실히 부족하다. 감정적으로도 완벽한 컨트롤이 잘 안되고, 나 또한 오만함이 강해서 상대방에게 약점을 드러내게 된다. 무엇보다도, 여전히 착한사람 컴플렉스가 심하다.
이번 일 또한 축복이라고 본다. 일단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서 후회 없이 싸우고 얻어 낼 것은 얻어내야겠다. 늘 담담함을 유지하되, 감사하는 마음 잊지 말고, 또 하나 인생 경험 한다고 생각하고 도전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늘 그렇지만, 뭔가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다치거나 싸워야 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인건지 아니면 인간사회의 일반적인 문제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들과 싸워 이겨 내고,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해야할 일은 다 하고 사는게 훌륭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게 한국특색 자본주의 하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기도 하고...
(봄날의 큰 해와 호랑이 앞에 먹구름 따위는 그냥 제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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