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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파머스 립 랜덤샷 까베르네 소비뇽 2013 (Farmer's Leap Random Shot Cabernet Sauvignon 201

by FarEastReader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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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하는 와인 전문가의 추천으로 마셔 보게 되었다. 이번에 마셔 본 것은 호주 와인인데, 남부 호주의 패더웨이(Padthaway) 지방에서 포도를 직접 재배하고 이를 좋은 와인으로 만드는 롱바텀 (Longbottom) 가족의 파머스 립 (Farmer's Leap) 와이너리의 작품이라고 한다.

와이너리에 관한 정보는 아래 블로그 글에 잘 정리 되어있다.

<남부 호주 와인의 자존심 FARMER's LEAP>
https://blog.naver.com/winerefresh/222485652204

남부 호주 와인의 자존심 FARMER’S LEAP

호주 페더웨이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롱바텀(Longbottom) 가문은 1993년 포도나무를 식재해 호주 유수의 와...

blog.naver.com

 
랜덤샷 (Random Shot)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캐주얼함과 달리 매우 진하고 독특한 풍미의 와인이었다. 이번에 마셔 본 것은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2013 빈티지인데, 무려 10년전에 만들어져서 2014년에 병입된 그런 제품이었다. 이렇게 오래된 빈티지의 와인은 거의 처음 마셔본 것 같다.
 
 뚜껑이 코르크가 아니라 금속 캡으로 되어있어 편리했다. 사실 코르크보다 금속 캡이 더 보관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환경에도 더 좋을 것이다. 코르크 참나무를 베어 그 껍질을 굳이 채취하지 않아도 되니.. 덕분에 금속 캡을 믿고 며칠에 나누어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맛은 상당히 드라이했다. 탄닌도 확실히 존재감을 내며 기분 좋은 씁쓸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산미도 어느 정도 느껴지는데 딱 단맛만이 희미해 진 느낌이다. 그래도 맛은 꽤 좋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상당히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았다. 진짜 리프레싱한 술이라고 생각했다.

향은 토바코와 오크의 향이 느껴졌다. 드라이한 맛과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했다. 오디(멀베리)와 같이 약간 검정 베리류의 향도 풍부하게 펴졌다. 호주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진지하게 마셔보는 건 또 처음인 거 같은데 (쉬라즈를 주로 마셨다), 칠레나 유럽의 카베르네 소비뇽과도 또 한층 다른 개성과 맛, 향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질감은 상당히 볼드한 편이고, 바디감도 좀 있는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쓴 맛이 좀 있고 알콜감도 살짝 있는 편이기 때문에 (그러나 정작 도수는 14%로 평범하다), 질감이 약간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과장 해서 말하면 까끌까글함까지 살짝 느낄 수 있는 정도?

시간을 두고 마실수록 바디가 강해지고 좀 더 민트향이 생기면서 깊어지는 것도 특징이었다.
 
세상에 참 좋은 술이 많다. 우리 나라에서도 술 마실때 소맥만 때려 마실 게 아니라 이런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러면 너무 재미 없으려나? 그리고 지나치게 허세에만 빠지겠지? ... 이런 저런 걸 생각하다 보면 역시 이런 것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술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게 된다.

조금만 멀리서 떨어져 보면 우리 삶은 감사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 그렇게 엄청나게 심각한 일도, 어려운 일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될 일들이고... 다만 그 안에서 자기만의 좋은 목표를 가지고, 덕을 쌓으며 조금이라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향해 가면 되는 거 아닌지 생각해 본다. 뻔하다면 뻔한 결말이지만, 그래도 또 이렇게 힘을 얻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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