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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일기/운명을 개척하기 - 지혜와 운

살아남고 진화하자

by FarEastReader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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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 잘,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 블로그를 쓰게 된 것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떠오른 상념들이 휘발되는게 싫어서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

가끔 사람들 중에서 너무 많은 책임을 떠안고 허우적 거리는 이들을 본다.

착하고, 일도 잘하는데 가스라이팅에 당하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한 경우다.

얼마전 벌어진 LG디스플레이의 팀장 한 분의 자살 역시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전엔 네이버에서 한 개발자분의 자살이 있었고 더 멀리에는 한 초임검사의 자살도 있었다.

아래가 2015년 있었던 한 초임검사 자살 사건의 결말이다. 엄청 오래 전 일인 것 같은데, 이제 8년이 지난 사건이다.

앞의 두 죽음도 허무하게 잊혀지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기사를 인용한다.

 
http://cbs.kr/LbcaRD

 

[법정B컷]청년 검사의 죽음… 7년 만에야 나온 가해자의 사과

김대현 전 부장검사를 처벌하고 구속하기까지 약 7년 걸려

m.nocutnews.co.kr


이 검사는 그래도 사법부가 원한을 풀어 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피해자가 살아 돌아올 방법은 없다.

자,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모든 문제를 바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과 가족들의 생존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선 생존 한 후에, 그 다음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은 우리에게 이걸 가르쳐 주지 않는다. 왜냐? 노예를 만드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책임감, 우울함,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고결한 인격... 이것들은 매우 귀하고 칭찬받고 보호받아야 할 자질들이다.

그러나 아주 부려먹기 쉽고 가성비가 쩌는 노예의 덕목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육은 이러한 특징을 갖추도록 사람들을 교육하고, 키운다. 

그리고 이렇게 자란 착한 사람들을, 사회의 중간관리자나 지배층 중에 싸이코패스 같은 놈이나 사람 갈아 넣는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빨대를 꽂고 죽을 때까지 괴롭히는 것이다.

놀라운 건, 이런 것을 충(忠)이라고 강조하고 효(孝)라고 가르치는 조선식 유교의 끔찍함이다. 그리고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변함이 없다.

 

일단 살아남아라.

그런 의미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책 링크 다니까 생각난 김에 안 읽어 본 사람들은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이기적 유전자(리커버:K), 을유문화사

 

이기적 유전자(리커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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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oupang.com

(쿠팡파트너스 일환. 이걸로 사면 작성자에게도 소정의 수수료가 몇백원 지급됨) 

이런 책은 두고 두고 읽고, 집에 두어서 아이들도 보고 같이 토론해야 한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목적 (무한 복제를 통한 영생)을 달성하기 위한 유기적 기계로서 우리가 살아 남게 된 이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인 문화를 형성해야 했던 이유가 잘 써있다.

 

생명체의 본질에서 배우자.

이란 살아 남아야 하고, 그 다음에 적응해야 하며, 나아가 진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계속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전부다.

 

자꾸만 허상에 빠지지 마라.

힘들고 죽을 거 같은데 남을 위해 참고 견디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하늘의 복을 받아 문제가 해결되고 하는 거는...

단언컨대 없다.

 

내 인생도 어릴 적 읽었던 아래의 중국 고사 때문에 심하게 망가졌었다.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인 '순임금'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순시대 할대 그 '순'이다.

순에게는 바보 같은 아버지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 노인을 고수(瞽叟, 눈 먼 장님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순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계모 밑에서 자랐는데 계모는 아주 악한 여자였다. 계모에게는 상(象)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도 고수는 상을 총애했다. 이런 집에서 자라난 순이지만 부모에게 효도하고 동생을 사랑했다. 이에 사람들은 덕이 높은 사람이라고 칭송이 자자했다. 요임금은 그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하면서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순에게 시집보내어 사람됨을 지켜보게 했다. 또한 식량 창고를 지어주고 많은 소와 양을 주었다. 그것을 본 순의 계모와 이복동생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고수와 함께 순을 죽이려고 했다.

어느 날, 고수는 순에게 식량 창고 지붕을 고치라고 했다. 순이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자마자 고수는 창고에 불을 질렀다. 자기 아들 순을 불태워 죽이려 한 것이다. 불이 난 것을 본 순은 사다리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이미 치워버렸던 것이다. 다행히도 순은 햇빛을 가리는 데 쓰는 삿갓 두 개를 갖고 있었다. 그는 양 손에 삿갓 하나씩을 들고 새가 날개를 편 것처럼 지붕에서 뛰어내렸다. 그러자 그들은 순에게 우물을 파게 했다. 순이 우물 안으로 들어가자 그들은 돌로 우물을 메워버렸다. 순을 우물 안에 파묻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순은 우물 밑으로 내려가자 굴을 팠고, 그 굴을 통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 왔다. 그 다음부터 고수와 상은 더 이상 순을 해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 일이 있었지만 순은 여전히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복동생과 사이좋게 지냈다. 요임금은 직접 순의 됨됨이를 보고는 덕이 높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임금의 자리를 그에게 넘겨주었다. 이렇게 임금의 자리를 세습이 아니라 덕 있는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을 ‘선양(禪讓)’이라고 한다. 임금이 된 순은 백성들과 함께 부지런히 일하고 검소하게 생활해서 칭송을 받았다.

나는 그 어떤 고생과 박해에도 묵묵히 견디며 결국에 그 덕을 인정받은 순임금의 이야기에 크게 감명을 받고, 힘들 때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버텼다.

그러나 결과는?

왕위를 선양받기는 커녕 개호구 병신 취급 받으며 자살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괴롭고 힘든 마음 가짐 속에서 일만 잔뜩 떠안고 전전긍긍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내 마음속에서 폐기처분 하고, 차라리 남에게 아프지 않게 폐를 끼치는 정도는 어느 정도 감수하고 살기로 한 이후부터, 인생이 훨씬 나아졌다.

나중에 커서 자세히 읽어 보니, 순임금도 바보만은 아니었다.

<십팔사략>이나 <사기> 또는 <한비자> 같은 중국의 고서에서 다시 순임금의 이야기를 읽어 보면, 순임금은 단순히 이를 악으로 깡으로 견딘 게 아니라, 나쁜 가족들이 자기를 이미 해칠 거를 알고 항상 미리 대처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위 고사에서 보면 "그러나 순은 우물 밑으로 내려가자 굴을 팠고, 그 굴을 통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 왔다."라는 부분에 내가 밑줄을 쳐 놓았는데, 바로 이런 부분이다. 다른 고사를 보면 미리 이럴 줄 알고 굴을 먼저 파 두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순임금은 불운한 상황 속에서도 그 나름의 대처, 즉, 살아날 방법을 강구하고, 적응과 진화를 계속 해 오면서 중국의 권력자로 성장한 것이다.

 

절대 쉽게 죽지 말라. 포기 하지 말고.

머리를 쓰고, 당신에게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싸워라.

그리고 살아 남고, 적응하고, 가능한 한 진화하라.

 

안될 거 같아도 막상 부딪히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우리의 유전자는 그렇게 해서 300만년을 살아 남았고, 그 유전자는 우리 몸 안에 있다.

그러니 제발 두려워하지 말라.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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