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가 결국 스테이블 코인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20%씩 이자를 주었던 앵커프로토콜은 사실 폰지사기였음이 드러나며, 암호화폐 시장이 완전히 무너졌다. 덕분에 주요 암호화폐들은 물론, DeFi를 표방하는 다른 코인들도 작살이 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루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모두 루나를 만들어낸 테라폼 랩스의 권도형 (Do Kwon)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때, 그리고 아직도 일말의 희망을 그에게 걸고 그가 사재라도 털어서 루나를 살려주기를 고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바로 비트코인은 이와 같은 점을 극도로 경계했기에 탄생한 것인데, 그 비트코인이 만들어낸 가상화폐 세계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중앙화된 개인, 거대한 재단이 주도하는 코인이 사람들의 헛된 욕망을 자극하며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Trustless Trust - 신뢰 없는 신뢰
비트코인은 근본적으로 서로간 아무런 신뢰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게 되는 새로운 금전거래를 가능하게 한 최초의 돈, 즉 교환수단이자 가치저장 수단이라고 보면 된다.
이 점이 리더가 있는 다른 암호화폐는 물론, 세계의 법정화폐와 가장 철저하게 구분되는 것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는, 그리고 암호화폐 경제에 대한 이해는, 이와같은 실패 속에서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 루나 사태에 대해 할말이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 이 일로 인해 큰 손해를 입은 분들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다만, 권도형씨가 보여준 과거의 부적절하고 오만한 태도... 이런 것을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아찔한 생각이든다.
이런 자를 신뢰하고, 이 사람이 그저 '똑똑함' 만으로 열어 제껴줄 것이라고 믿은 신세계가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했는가?
미국 실리콘 밸리의 슈퍼스타 천재 경영자들의 개차반 인성이나 자아도취, 인격모독적 행동 등등은 다른 엄청난 실력과, 또 그를 뒷받침해준 수 많은 다른 천재들과 조직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시스템과 경제 구조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별 탈이 안난 것'에 불과하지, 바로 이들이 그런 사악한 천재였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어차피 누구든 큰 성공을 거두면 오만해 지고,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그러기에 정말 '신뢰'나 '덕목'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바보 같은 것이다.
그래서 시스템에 의한 견제 같은 것이 당연히 필요하고 - 늘 그렇듯,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 , 더 넘어서는 사실은 인간성이 개입되지 않는 그런 시스템과 규칙에 의한 질서 확립이 사실을 더욱 효율적이다. 2천년전 로마에서부터 법의 지배를 추구한 이유를 생각해 보라.
비트코인이 왜 폰지가 아닌가.. 그건 바로 비트코인은 아까 이야기 한 것처럼 돈 그 자체로 쓰기에 최적의 발명품인데, 게다가 이를 마음대로 통제하는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투자수단, 또는 법정화폐의 가치를 보관하기 위한 가치저장의 수단으로만 쓰인다면 비트코인도 폰지 꼴을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이 비트코인 자체를 인류가 돈으로 쓰기 시작하면 마치 금화처럼 '돈이라는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몇달러냐, 또는 몇원이냐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제 1 BTC 는 1 BTC로서 이런 저런 것을 살 수 있는 정도의 구매력, 으로 표현되기 시작할 것이다. 예를들어 포르셰 1대 값이 1 BTC 정도? 로 가늠되는.. 아니면 예를 들어 강남 집값이 한 3 BTC? 이정도?로 가늠되는...
뭐 여튼... 시장이 엉망 진창이지만, 이럴 때가 기회다. 어제 3천만원대로 떨어졌을 때 나도 또 조금 늘렸다.
가능하면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비트코인을 조금씩 사 모아가며 미래를 기다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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