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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지적인 미신 02

by FarEastReader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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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적당히 세련된 가게가 보였다. 창진은 주머니 사정을 걱정했지만 우선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가게는 적당히 예뻤다. 일식 안주를 기본으로 내는 가게였는데, 꼬치류가 맛있게 보였다.

저기 갈까요?” 아란이 먼저 제안했다. 아란도 술을 즐기는 편이었다. 창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고, 적당히 낮술을 즐기기에도 적당한 시간이었다.

좋죠!”

아란이 먼저 흔쾌히 손을 내밀어 마당에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처음엔 오히려 회사 이야기만 했다. 아무래도 갑작스레 점을 이야기를 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밝았다. 적당히 짭짤하고 부담 없는 요리와 생맥주의 궁합이 좋았다. 창진은 평소보다 술을 들이키는 속도가 빨랐다.

아란 대리님, 아까 태몽 이라는 황당했죠?”

창진 대리님, 그래도 많이 번대잖아요. 그럼 됐죠. 밀쳐내도 안떨어진다는데.”

반복되는 꿈을 꾼다는 정말이에요? 저는 그런 번도 없는데.”

저는 가끔 꿔요.” 아란이 이야기하며 뜸을 들였다. “ 그래서 미래를 알거나 적은 번도 없지만.”

아란 대리님 저는 가끔 미래를 맞춰요.”

아란이 눈을 들어 창진을 바라봤다. 창진은 순간 술이 깨는 했다.

물론 농담입니다. 근데 아까 교통사고 나셨다는 친구분은 괜찮아요? 심한 아니죠?”

친구…. 사실 친구가 그림을 선물해 건데, 그림에 관련된 꿈을 매일 꾸고서 친구가 교통사고 당한 너무 찝찝해요 사실.”

친구여자 분이에요?”

, 남자에요.”

네에….” 창진은 캐묻지 않았다. 아마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면 그림 같은 것을 선물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사진 있으면 보여 주실 있어요?”

아란은 대답 대신 한참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사진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쯤 있을 텐데…, 핸드폰을 바꿔서 그런가 못찾겠네요.”

아란 대리님, 사실 진짜 미래를 가끔 맞춰요.” 창진은 다시 충동적으로 말했다.

대리님 정말 태몽 맞을지도 몰라요.”

?” 아란은 적잖이 놀란 했다. 순간 아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창진은 고민에 빠졌다. 술이 혀를 지배하는 속도를 도무지 머리가 따라갈 수가 없었다.

에이, 복잡한 생각 말고 술이나 한잔 하시죠.” 아란과 창진은 경쾌하게 잔을 부딪혔다. 사람 서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있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창진 대리님 저한테 숨기시는 있지 않아요?” 아란이 웃으며 말했다. 아란의 머리가 갈색으로 빛났다. 늦은 오후의 햇살과 맥주의 투명하고 청량한 노란색이 경쾌했다. 아란을 바라보면서 창진이 말했다.

사실 저도아란 대리님한테 남자친구가 생긴 눈치챘었어요.”

아란이 웃었다. “남자친구요?”

아닌가요?” 창진은 물어 보면서 후회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말이 많은 같았다.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창진의 습관이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해서는 안될 말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는 능력이 있는 창진의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맥주 마시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 창진 대리님 비었는데요?” 아란이 웃으며 말했다. “하나 ?” 아란이 집게 손가락으로 자신의 잔과 창진의 잔을 번씩 가리키며 웃었다. 창진의 복잡한 생각은 아란의 미소에 금방 녹아 버렸다.

저기요~ 여기 맥주 추가요!” 창진이 울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창진 대리님, 눈치 빠르네요? 아까는 미래를 맞춘다고 하더니 신기 있나봐~”

아란은 아까 창진이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렇죠? 남친생기신거죠?”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며 창진이 알은체를 했다.

거짓말이에요아란이 까르르 웃었다.

 

***

 

자리 옮기실래요?” 창진이 갑작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그래요! 그런데 배는 부른데…”

와인 마시러 가시는 어때요?”

창진은 와인을 마시면 더럽게 취하는 버릇이 있었다. 비교적 술이 편이지만, 와인은 정도 만에 만취되는 기분이 들었다. 항상 무언가에 억눌려 있는 기분으로 살아온 창진에게 와인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술이었다.

와인 비싸지 않아요?”

마시면 되죠.”

창진은 핸드폰으로 와인을 파는 곳을 검색했다. 근처에 적당한 가격의 와인을 파는 체인형 와인 전문점이 있었다. 때문에 몸은 약간 무거웠지만, 마음은 왠지 먼저 가벼워졌다.

 

***

 

맥주를 마시고 왔기에 사람 모두 적당히 배가 부르기도 했고, 취기도 올라 있는 상황이었다. 아직 6시를 넘긴 시간이었고, 바깥은 여전히 햇빛이 살아 있었다. 시간 후면 어두워 것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싱그러움이 저녁 햇살에 묻어났다.

창진은 갑자기 모든 것을 아란에게 털어놓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와인 주점 안에 자리를 잡자 마자 아란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하여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에, 창진은 계속 고민했다. 어차피 같이 점도 보러 사이인데, 분위기를 타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해도 분위기가 어색해 같지 않았다. 그리고 본인의 능력이 사실 사람들에게 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명철 도령처럼 예지 능력으로 버젓이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부끄럽게 느껴지는지, 창진 자신도 답답했다.

 

아란이 자리에 돌아왔다. 아란이 창진에게 물었다.

와인 좋아하세요?”

좋아하죠. 아란 대리님은요?”

저희는 집에서 저희 아버지가 좋아하셔서…. 저도 관심 많아요.” 아란이 밝게 웃었다.

아란 대리님 오늘 너무 많이 드시는거 아니에요?”

웨이터가 다가왔고 적당히 설명을 들은 프랑스산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을 시켰다. 가격이 7만원 정도로 비쌌지만, 창진은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아란도 꺼리지 않는 기색이었다.

반반씩 내면 되니까요!” 아란이 경쾌하게 말했다.

오늘은 제가 낼게요. 대신 이야기 들어 주세요.”

창진이 말을 하며 스스로도 놀랐다. 때로는 운명이 과속을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럴 항상 인생은 새로운 단계로 빨려 들어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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