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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지적인 미신 01

by FarEastReader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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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미신

보라색 산양

지적인 미신

 

 창진은 어렸을 읽은 책에서 미리 일어날 일들을 어렵게 말하는 사람들을 예언자라고 부르는 알고 자신도 예언자라는 것을 알았다. 창진이 읽은 책은 어린이 성경이었다. 창진은 예언자들이 말을 그렇게 어렵게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1)     미래에 일어날 일은 이미지나 영화처럼 보이지 않고, 그저 하나의 지식처럼 있기 때문이며,

2)     따라서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어떤 인과를 갖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예언자 자신이 이해할 없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예언은 미래를 기억해내는 작업이었다.

이를 테면 1950 6 25일에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 라는 역사적 사실 같은 것을 생각해 보자. 이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리고 수많은 사진과 영화 기록을 봤다고 해도,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인과를 갖는지, 진정으로 어떠한 사건이었는지를 술술 이야기 있는가? 그것은 완전히 다른 작업이다.

 

과학적 성과 같은 것은 더욱 그러하다. 오히려 이런 것을 예언 하기는 쉽다. 개념적 실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모두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대에도 창진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을 기억해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것은 잘못된 지식으로서 부정될 까지 있었다. 그렇지만,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완전 다른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논문을 있어야 하고, 실험도 알아야 한다. 돈도 모아야 하고 사람도 모아야 하고, 예전에는 종교재판의 위험도 감수했어야 한다. 이런 것까지 고민하면서 믿어주지도 않을 과학적 성과를 사람들에게 이야기 보았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예언이 뭔가 의미가 있으려면, 개인들의 삶에 일어날 신변잡기적인 것들을 맞추거나 (소위 점을 봐줄 있게), 아니면 증권시장의 향방 같이 자산 시장에 대한 향방 같은 것을 맞추어야 한다. 쉽게 말해 내일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알기만 한다면, 아니면 특정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알기만 한다면 아주 손쉽게 돈을 있을 테니, 이는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창진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이렇게 쓰면 바로 능력이 쓸모 없어 진다는 것을….그것 또한 언젠가 사람들이 알게 자연 법칙의 하나라고 믿었다.

 

양자역학에서 설명하길 빛은 관측 여부에 따라 입자가 되기도 하고 파동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 관측을 하면 입자가 되고, 전에는 파동의 형태로 존재하여 어떤 위치에 존재하는 입자가 될지 여부는 가능성으로만 남는다고 하는 복잡한 이야기다. 같은 원리가 예지능력에도 존재했다. 일어날 일에 영향을 미칠 일을 하는 , 즉시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바뀐 미래는 기억해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기억했던 미래는 일어나지 않은 가능성의 세계 속에서 소멸되어 버린다. 자신이 기억한 미래가 아닌 다른 미래가 현실로 일어나는 것이다. 몇몇 세속의 점쟁이들은 이를 가리켜 능력의 퇴화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미래를 보지 못하게 거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미묘하게 다르다.

 

예언자들은 따라서 일단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을 기억해 내기에, 필연적으로 자기가 기억해 내고도 이게 무슨 일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사실인지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의 한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정확하게 이해하는 분야라서 함의를 전달한다 하더라도, 미래 자체가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쉬운 말로 명확히 말할 없는 것이다. 최대한 애매하게, 그렇지만 사람들이 대충 알아 차리고 자신의 예언 능력을 나중에 확인해서 있을 정도로만 전달하는 것이다.

 

창진은 보수적인 성격이었다. 창진은 책을 읽고, 정보를 접하고, 공부를 했다. 자기가 가끔 기억해 내는 미래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유가 불가능한 사실을 혼자만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저 일어날 일들을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조용한 창진에 미래의 일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창진아, 이번 대통령 누가 같아?” 대선 가끔 묻는 사람이 있었고, 창진은 정답을 말했지만, 이런 기억하는 사람들도 아무도 없었다.

 

창진은 가끔 돈이 생기면 점을 치러 갔다. 유명하다는 무당이나 사주쟁이들을 인터넷으로 찾아 그들의 실력을 알아볼 찾아가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허망했다. 이들이 얼마나 정확히 미래를 기억하는지 창진은 없었지만, 무당들의 대부분은 (귀신) 해주는 말을 듣고 (또는 그렇게 믿고)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주는 어렴풋이 결정론에 근거해서 과거 통계를 가지고 미래를 알아 보려 했지만, 역시 구체적일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알게 여자동기 조아란 대리와 친해진 것은, 회식 맥주 한잔 하러 동기들끼리 마련한 자리에서 조아란 대리가 우연히 신점을 보러 무당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이다. 보통은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일이 드문데,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이다.

 

아란 대리님 제가 소개 드릴까요? 최근에 저도 친구랑 다녀왔는데 재미있더라구요.” 술김에 창진은 이야기를 꺼냈다. 술이 들어가면 창진은 밝은 사람이 되었다. 술을 조금 마셨을 창진은 자신의 어두운 마음을 알코올이 환히 밝혀주는 기분이 들곤 했다.

창진 대리님은 이런 좋아라 하지 않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순간 창진은 조아란의 미래를 기억해 냈다. 순간적인 기억이었다.

아란은 아기를 낳는다. 명제 하나 뿐이었다.

 

근데 점이라는게 믿을 못되어서, 그냥 재미로 보셔야 해요 아란 대리님. 아시잖아요. 반쯤 넘겨짚기 같은 느낌?”

말을 하면서 창진은 한가지 기억을 찾아 냈다.

아란은 금방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아기를 낳게 되면서 육아휴직을 선택하지 않고 퇴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까지가 창진이 관측할 있는 아란의 미래였다.

 

아란 대리님, 같은 너무 믿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되는 같아요. 인생이 있나요?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바꾸려면 바꿀 있다고 믿어요 . 아란 대리님이 어떤 결정을 하는가가 중요하지, 정해진 미래를 미리 아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래서 결정이 바뀌는 것도 아니라면 말이에요.”

에이~ 그러지 말고 알려 주세요. 용한 무당집. 저도 갈까 말까 아직 정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궁금해요.”

인터넷에서 명철신궁을 찾아보세요. 저기 서빙고동 쪽에 있는 건데 사실 신기하더라구요. 저에 대해서도 맞히긴 하던데, 명철도령님도 운명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랬어요.”

명철신궁의 무당의 정식 명칭은 따로 있었는데, 창진은 그냥 편의상 명철도령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명철도령을 창진에게 소개해 친구도, 그냥 명철도령이라고만 불렀다.

 

아란에게 명철도령을 소개해 이유는, 명철 도령은 다른 무당들과 달리 별로 영업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명철 도령은 굿을 권유하지 않는 무당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다만 초를 키고 기도 하는 정도를 준다고 하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철도령은 창진과 같이 미래를 기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귀신에게 듣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들려 주는 미래는 어디까지나 그가 있는 미래 정도라고 말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창진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과거 기억과 마찬가지로, 스스로가 경험할 없는 미래는 창진도 결코 기억해 없었다.

 

다만 명철도령은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서도 미래를 이야기하니 신기하긴 했다. 명철도령에게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의 미래를 아느냐고 묻자, 명철 도령은 수줍은 듯이 사투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요새는 다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같은 하잖아요. 그런 비슷한 것을 보고 옵니다.”

충분히 그럴 있다고 생각했다. , 사람은 미래의 SNS 검색해 보는구나, 창진은 금방 알아차릴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캐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 어떤 식으로든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뉴스 같은 것도 검색하는 것이 가능할텐데, 창진은 점이 부럽기도 하고 무섭게도 느껴졌다.

 

창진씨는미래가 안보인다. , 오해하지 말아요. 미래가 어둡다는게 아니라, 자기를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나중 일을 짐작할 있는 것도 별로 없네. 그래도 조용히 사는 같네요.”

, 그럼 다행이구요. 그런데 제가 조심해야 있나요?”

미래는 그렇게 완벽히 정해진 아니에요. 조심한다고 피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창진씨는 너무 조용해. 조금 활발하게 다녀 봐요. 운명은 만들어 가는 부분도 있고, 내가 너무 자세히 말해 주면, 그게 그대로 안돼. 자기가 듣고서 바꾸어 버리거든.”

***

 

, 찾았다! 여기, 여기, 맞죠?” 아란의 스마트폰 화면에 네이버에서 검색한 명철도령의 주소가 나와 있었다.

, 여기 맞아요. 명철신궁. 친구는 전화로도 상담 많이 한다니까, 전화상담부터 보세요.”

복채는 얼마예요?”

비싸요, 5만원.”

정도면 하네.”

너무 믿지는 마시구요, 아란 대리님.”

, 재미로 거에요.”

 

며칠 아란은 창진에게 명철 도령과 예약을 잡았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면서 창진에게 혹시 시간이 되면 같이 있냐고 물었다.

뜻밖이었다. 창진으로서는 내심 기쁘게도 생각되었지만, 별로 관여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과 조아란 대리 사이는 보러 같이 가는 친밀한 관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 긍정도 부정도 아닌 긍정을 버렸다.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요, 창진 대리님.”

언제 가시는데요?”

 

아란이 날짜를 말하는 순간, 창진은 하나의 미래를 기억해 냈다.

아란과 함께 명철 도령을 다시 만나는 그날 이, 아란이랑 자신이 매우 친해지게 되는 것이었다. 미래에 대한 기억은 이처럼 단편적이고 통제 불가능했다. 명철 도령과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데, 이런 결과만이 정말 과거에 일어난 일의 기억처럼 선명히 떠오른다. 다만 이미지나 소리 이런 것들이 전혀 없어서 구체성이 너무나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일단은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같아, 창진은 같이 가겠다고 아란에게 약속을 주었다.

 

아란과는 명철 신궁 앨리스카페 라는 곳에서 만났다. 커피 잔을 시키고 창진은 아란과 일어날 일들을 떠올려 보았지만, 되지 않았다.

도를 닦아야 하나….”

아란은 약속 시간에 거의 맞추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깥은 아직 더운 편인데, 긴팔 옷을 입은 것이 더워 보였다. 9월의 토요일 오후는 8월과 여러 모로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란 대리님, 근데 제가 같이 가는 이상하지 않아요?”

창진은 역시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도 아니고, 개인의 상담을 옆에서 들어주어야 하는지 스스로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창진 대리님 죄송해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흘러왔네요.”

문득 창진은 몸이 살짝 떨려오는 느꼈다. 가끔 세상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처럼 이상하게 흘러간다. 모든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마치 연극 무대 같았다. 아니면 영화의 장면? 주인공들은 진지하게 연기를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정해진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괜찮아요. 아란대리님만 괜찮으면 됐지요 . 약속 3시라고 했죠?

 

번째로 찾아간 명철신궁은 생각보다 좁은 곳이었다. 신당 주변의 여러 산신령이나 관운장 같은 조형물은 조잡했다. 창진은 이런 얼마나 하는 거냐고 물어 보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명철신궁의 박수 무당 명철도령 창진이 신궁에서 다시 명함을 확인하니 정확한 이름은 천관도령이었지만, 계속 창진을 따라 명철도령으로 부르기로 한다 - 아란보다 창진을 보고 놀라는 기색이었다.

 

여자 혼자 오는 예약 이었는데…. 운명이 무섭다, 그쟈?”

운명이요?” 아란이 다소 놀란 말했다.

아유,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이리 알고 있었다면 믿어 주려나?” 명철도령은 웃으며 수줍게 물어봤다.

창진은 맥주라도 들이키고 그랬다고 후회했다.

이전에 친구랑 찾아뵈었던 이창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여기 회사 같이 다니는 동료분께 선생님을 소개했는데, 같이 오자고 해서 그만 따라왔어요. 불편하면 나가 있을까요?”

명철 도령은 눈을 감고 입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르고, 명철 도령이 이야기했다.

할머니랑 상담을 해봤는데, 같이 있는게 좋다고 하시네.” 이윽고 창진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아란에게 물었다. “오신 여자분 성함이 뭐에요?”

조아란입니다.”

남자 옆에 있어도 되지요? 무슨 상담을 하러 오셨나요? 근데 이렇게 말하면 웃겠지만, 나는 둘이 알았어.’

그러면 제가 상담할 것도 맞춰 보세요….” 아란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가 없어요. 알아도 말할 없고. 생년 월일은 어떻게 되요?”

아란이 생년월일을 말하자, 명철 도령은 태어난 시간까지 묻고는 사주를 종이에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는 창진을 향해 물었다.

남자 성함이 뭐라고 했었지요? 궁합 봐줘요?”

창진은 아란을 바라 보았다.

아니요, 궁합은 괜찮구요…. 사실 제가 요새 같은 꿈을 자주 꾸어서 찾아 왔어요.” 아란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무슨 꿈인가요? 꿈은 내가 모르는데.”

아란은 실망한 했으나, 일단 꿈에 대해 이야기 주었다. 아란에게는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보라색 산양 그림이 하나 있었다. 산양을 정면에서 그린 것인데, 아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그림은 연보라색 액자에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 보라색의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꿈에서는 아란이 살고 있는 방이 나오는데, 속에서 보라색 산양 그림이 불길하게 빨간색이 되거나, 아니면 파란색, 초록색으로 바뀌어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변한 없는데, 오직 그림만이 색깔을 바꾸어 걸려 있는 꿈이다. 처음에 빨간색으로 변한 산양 그림은 매우 무서웠지만, 파란색이나 초록색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다. 그렇지만 이런 꿈을 며칠에 걸쳐 여러 꾸게 되자, 아무래도 꿈에 의미를 두게 것이다.

 

명철 도령은 다시 휘파람을 불었다.

---. 그리고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미묘하게 다리를 떠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명철도령의 앞에 놓인 소반이 흔들렸다. 위의 엽전들이 조용하게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아란씨라고 했지요, 놀라지 말고 들어요. 그거 태몽이에요.”

?” 놀라서 소리를 지른 창진 쪽이었다.

창진이 기억해 미래는 사실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아란 쪽은 소리가 없었다. 창진은 황급히 아란을 쳐다보았다. 아란도 꽤나 놀란 표정이었다.

…? 근데 저는아무것도 없는데….” 아란은 다소 황당하다는 듯이, 그렇지만 조용히 대답했다.

미래는 충분히 바뀔 있어요. 그리고 아란씨는 아이를 키워야 . 사귀는 사람이 없는 건가요?”

아란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불쾌하다는 기색이 얼굴에 드러났다.

사실 황당하네요.” 아란은 창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창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뭔가 듣지 말아야 것을 들어 버린 기분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할머니가 그거는 태몽이라고 하시는데어디 보자….” 명철도령은 다시 침묵. 창진은 뭔가 비밀을 들킨 듯한 기분이었으나, 이를 숨기는데 필사적이었다.

명철도령이 눈을 뜨자, 아란이 화제를 바꾸었다.

꿈이 태몽이라는 얘기는 아닌 같은데…, 그거는 그렇다 치구요 선생님, 사실 그림을 선물해 친구가 최근에 좋은 일이 있었어요. 교통사고를 당했거든요. 혹시 그것과 관련 있는 아닌가 해서요.”

명철 도령이 웃었다.

친구분은 괜찮대요. 꿈이랑 연결 시킬 없고, 지나가는 액땜이에요. 꿈은 꿈일 뿐이에요. 다만 꿈이 이렇게 현실에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궁금한거 있어요?”

대리님, 그냥 돈은 많이 버는지, 연애운이나 이런거는 안궁금하세요?” 창진이 아란에게 말했다.

어떤가요, 선생님?” 아란이 약간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돈은 밀쳐내도 떨어질만큼 버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다만 앞으로는 힘들 수가 있거든요? 아까 말한 것처럼 아기를 낳아야 하는 꿈이니까, 이게 아기가 아니더라도 뭔가 엄청 힘든 만들어 내는 운일 수도 있는거고. 그건 저도 확실히 수는 없어요. 다만 내가 초를 키고 기도는 있어.”

아란은 이야기를 듣고 그저 묵묵 부답이었다. 고민하는 같았다. 창진이 용기를 냈다.

키는 데는 얼마정도 들까요 선생님?”

“50만원 정도로 드릴게요. 그런데 해야하는 것은 아니에요.”

….” 창진도 입을 다물고 아란을 바라봤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사정이 여의치는 않아서 지금 당장은 어렵고, 나중에 힘들면 말씀 드릴게요.”

*** 

명철신궁을 나온 한시간 정도 지난 오후 4시경이었다. 여전히 거리는 덥고 햇살은 강했다.

창진 대리님, 고맙습니다. 진짜 놀랐아요. 무슨 태몽? 정말 황당하죠.” 아란이 웃었다.

진짜 재밌네요. 저한테는 맞았는데. 뭔가 뻘쭘하네요. 괜히 돈만 날리게 해드린 같고…. 마지막에 영업은 아닌 같았어요.”

, 날도 더운데 간단히 맥주라도 하시면서 이야기 할까요? 창진 대리님 시간 괜찮으시면요.”

창진은 오히려 기뻤다. “대리님, 제가 테니 시원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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