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을 만드는 몇가지 병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폐해가 큰 것이 1) 거짓말이라는 병과, 2) 쓸데없는 의심 이라는 병이 있다.
이 거짓말이라는 병은 말바꾸기라는 증상으로 나타나며,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 허상 뿐인 말만 남기고 일체의 실체를 파괴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피폐한 것이 바로 쓸데없는 의심이다. 사실 거짓말이라는 병은 반드시 이 쓸데없는 의심이라는 합병증을 가져오기도 한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 쓸데없는 의심 만으로도 모든 것이 아주 힘들어지곤 한다. 그리고 이 케이스가 사실 가장 피폐하다. 차라리 거짓말이라는 병은 단죄라도 할 수 있지만, 쓸데없는 의심이 마음에 깃들면 이건 정말 정신병 그 자체이므로 단죄를 할 수도 없고, 온갖 곳에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결국엔 불필요한 반목과 분쟁을 일으킨다.
이 쓸데없는 의심이 만들어내는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 바로 '피해망상'이다.
살면서 조금이라도 인간 사회의 갈등을 겪어 본 사람이면, 말도 안되는 문제가 바로 이 쓸데없는 의심에서 폭발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무작정 사람을 믿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저 의심만 해서는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1995년 펴낸 저서 '신뢰(Trust)'에서 신뢰가 사회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아주 잘 설명한 바 있다. 궁금한 사람은 아래 기사를 보고, 직접 사서 읽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https://sgsg.hankyung.com/article/2019083086121
[다시 읽는 명저] "지속 성장을 달성한 국가는 신뢰 자본이 풍부한 국가다"…신뢰 부족은 규제를
[다시 읽는 명저] "지속 성장을 달성한 국가는 신뢰 자본이 풍부한 국가다"…신뢰 부족은 규제를 낳고 비용과 시간 낭비도 초래, 김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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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신뢰를 이루기란 어렵다. 신뢰는 커녕 병적으로 의심하고, 또 마치 그 병을 부추기고 악화시키고자 하는 것처럼 거짓말들을 쏟아낸다. 내가 비트코인에 대해서 좋게 보는 것도, 이렇게 이루기 어려운 신뢰에 의지하지 않고도, 마치 신뢰가 있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Trustless Trust (신뢰없는 신뢰)' 실험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의심하는 병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자기가 절대선이라는 착각에서 온다.
자기만이 옳고, 자기는 언제 어디서나 정당화 될 수 있는 선(善)이라는 믿음에서, 바로 남들은 자기를 해하려는 존재라는 생각 - 즉 피해망상 -이 생겨나고, 이 피해망상에 홀로 겁을 먹어 남들을 미친놈처럼 의심하는 것이다.
즉, 보통은 본인 스스로가 거짓말쟁이이고, 말을 바꾸고, 남에게 피해를 끼칠 의도로 살아가는 부정직한 인간이 남들도 다 그럴 줄 알고 그렇게 의심암귀(疑心暗鬼: 의심을 품으면 귀신도 생긴다는 뜻의 고사성어)에 빠져서 피해망상의 병을 내뿜고 다닌다. 참으로 세상에는 안타까운 인간들이 많으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
2022.04.30 - [수렵채집일기/운명을 개척하기 - 지혜와 운] - 현실인식이 비뚤어진 사람들
현실인식이 비뚤어진 사람들
이 블로그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 중, 훌륭한 사람들도 많지만 내가 반면교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저지르는 잘못을 보며 타산지석으로 내 삶을 되돌아보고 경계와 반성의 의미
seoulindanger.tistory.com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생을 다룬 대하소설 대망에도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세상에는 말씀이야, 피해망상이라는 벌레가 살고 있소. 이 벌레가 물기만 하면 딴 사람은 모두 적으로만 보이지. 개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 소중한 충신을 의심하거나 어진 아내를 내쫓기도 하는 거요. 이것이 한 나라 한 집안 속으로 파고들게 되면 멸망의 벌레로 변하지. 누구 할 것 없이 가상(假想)의 적으로서 움직여가기 때문에 어느 틈엔지 주위가 진짜 적으로 변하는 거요. 오늘의 호조 가문에는 이러한 형태가 없지 않소. 마음을 가라앉혀서 옛 일들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멸망하는 자는 대개 이 망상의 벌레 때문에 자진해서 움직이다 망하고 있소.
조심하자. 그리고 이겨내자.
의심이 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아예 신뢰가 필요없는 시스템이나...
거짓과 의심 이 두가지 딜레마를 얼마나 최소화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인생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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